with『총, 균, 쇠』 완독챌린지
토지 완독챌린지와 함께 시작한
『총, 균, 쇠』 완독챌린지.
이 책을 처음 읽었던 때가,
메모되어 있는 것을 보니 14년 전입니다.
얄팍한 지식의 허기를 채워보겠다는 속셈,
다들 한 번쯤은 읽어야 한다는 분위기,
왠지 읽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다는 조바심.
그렇게 뒤죽박죽 집어 들었던 책이었습니다.
그래서였는지, 기억 속의 『총, 균, 쇠』는
어렵고, 멀고, 자주 길을 잃게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그래도 끝까지 읽어냈다는 사실 하나로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며
괜히 혼자 뿌듯해했던 날이 떠오릅니다.
책의 첫 페이지에는
늘 그때의 마음을 짧게 적어 두곤 했는데,
다시 꺼내 읽는 일이 드물다 보니
그 기록이 그 책 안에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지냈던 것 같습니다.
14년 만에 다시 펼친 첫 장에서
그때의 글씨를 마주하며 문득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이 변한 걸까,
아니면 이 책을 읽는 내가 달라진 걸까.
『총, 균, 쇠』의 저자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문명의 격차를 인종이나 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환경과 조건의 차이에서 찾습니다.
누가 더 뛰어나서가 아니라,
누가 더 유리한 출발선과 환경에
서 있었는가의 차이라고 담담하게 말하지요.
14년 전의 저는 그 질문을 이해하기엔
많이 어렸고, 성과를 서둘렀던 독자였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어렵지만 읽어낸 책’으로만 기억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금 다시 읽는 『총, 균, 쇠』는
정답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각도를
조금은 넓혀보게 하는 책으로 다가옵니다.
이제 겨우 절반,
1/2 지점을 지나고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서두르지 않기로 한
약 세 달짜리 프로젝트입니다.
하루에 많이 읽지 않아도,
한 장을 읽더라도
생각이 따라올 시간을 남겨두고 싶었습니다.
이웃이신 곰돌 님의 권유 덕분에
다시 펼치게 된 책이지만,
이번에는 '읽어내는 것'보다
'머물러 보는 읽기'를 해보려 합니다.
https://blog.naver.com/jeeyeonchae
마지막 페이지에 도착할 때는
이제 뿌듯함보다
그 전과 달라진 시선을 손에 남겨 보겠습니다.
매일 글을 읽고 마무리하는 말.
'역시, 다시 읽기를 잘했다."
*에필로그
오늘은 월말 재고조사가 있는 날이라
퇴근이 늦어지겠지요.
역시 말일은 더 출근하기 싫은 날입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