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나를 소중히 하며 쌓아가는 삶
작년 말, 5년 후의 나를 상상하며 '비전보드'를 만들었습니다. 사진을 붙이고, 문장을 적고, 막연하지만 설레는 미래를 그려보았습니다. 그렇다면 지금쯤은 그 목표의 5분의 1쯤은 와 있어야 하지 않을까, 괜히 계산기를 두드리듯 마음이 앞섭니다.
하지만 현실을 들여다보면, 솔직히 하품이 나옵니다. 이만큼밖에 못 왔나 싶고, 여전히 제자리인 것 같기도 합니다.
어제 미라클 주니 줌 미팅에서 '긍정 확언'과 '시각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시각화는 막연한 소망이 아니라, 영화 한 편을 만드는 시나리오처럼 머릿속에 또렷이 새겨두는 설계도여야 한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다시 5년 후를 떠올려 보자고, 다시 상상하고 다시 그려보자고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작년에 그렸던 5년 후와는 느낌이 사뭇 달랐습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나아진 모습, 누가 봐도 성취라 부를 만한 결과, 손에 잡히는 숫자와 타이틀을 떠올렸던 것 같습니다. '달라져야 한다'는 조급함이 '행복해져야 한다'는 명령처럼 붙어 있었습니다. 물론 5년 후는 지금과 달라질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 더 넉넉해지고, 조금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노력할 가치가 있습니다.
하지만 잠시 멈춰 서서 작년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 보았습니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사람들과 소통하고, 운동을 하며 하루를 마무리합니다. 꿈에 그리던 완벽한 생활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여전히 부족하고, 여전히 흔들립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요즘 나름대로 행복한 시절을 지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쩌면, 지금 제게 더 시급한 일은 거창한 도약이 아니라 이 작은 행복을 잃지 않는 방법을 찾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5년 후의 나는 지금보다 훨씬 대단해진 사람이 아니라, 지금처럼 글을 쓰고 책을 읽고 사람을 귀하게 여기며 내 삶을 함부로 대하지 않는 사람이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5년 후의 나를 위해 오늘을 갈아 넣는 삶이 아니라, 오늘의 나를 소중히 여기며 5년을 쌓아가는 삶.
눈에 띄고 화려해 보이는 변화보다 매일의 반복과 성실한 태도를 지키는 함, 화려한 결과보다 꾸준히 이어지는 리듬.
어쩌면 그 꿈은 이미 시작된 꿈일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