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담당자의 수준이 그 조직의 수준이다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

by 글터지기

겨울이 되면 날이 추워져서인지, 새벽에 차 시동을 걸면 평소보다 소음이 크게 들릴 때가 있습니다. 엔진이 덜 깨어난 듯 거칠게 울리고, 차체가 잔잔하게 떨리기도 합니다. 꽤 자주 겪는 일이라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었겠지만, 이번에는 조금 달랐습니다.


한동안 운행하지 않던 마음지기 차량이 문제였습니다. 시동을 걸 때마다 소음이 유난히 컸고, 울림도 느껴졌습니다. 하루 이틀이면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그 증상이 1~2주 정도 이어졌습니다. 결국 기아자동차 서비스센터를 찾았습니다.


같은 제조사의 AS센터가 몇 군데 있어서, 늘 가던 곳이 아닌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시간을 내 방문했습니다. 자주 다니던 곳은 방문자가 민망할 정도로 친절했고, 설명도 자세했습니다. 그래서 '어디든 비슷하겠지' 하는 마음으로 가까운 센터를 선택했습니다.


접수를 하고 잠시 뒤, 정비 담당자가 저를 불렀습니다.

"소음이 크다는데… 지금은 멀쩡한데요? 어디가 소음이 커요?"


집에서 센터까지 오는 동안 엔진이 어느 정도 달궈져서인지 소음이 줄어든 상태였습니다. 저는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아침이나 새벽에 시동을 걸면 소음이 큽니다. 차도 떨리고요. 오래 몰았지만 이런 소음은 처음입니다."


담당자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습니다.

"지금은 소음 증상이 없어서 저희가 뭘 해드릴 수가 없어요."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걸렸습니다. 저는 다시 한번 조심스럽게 말했습니다.

“선생님이 전문가시니까, 이런 증상을 저만 겪는 건 아닐 텐데요. 어디가 문제일 가능성이 있는지라도 봐주시면 안 될까요?”


하지만 돌아온 답은 같았습니다.

"소음이나 진동이 어디서 나는지 알아야 점검을 해드릴 수 있어요. 지금은 소리가 없잖아요."


순간, 제 감정이 조금씩 상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면 소리가 날 때를 맞춰 이곳으로 급히 달려와야만 점검을 받을 수 있다는 말일까요?

결국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럼 차를 두고 가세요. 내일 아침에 제가 시동 걸어보고 확인해볼게요."


다음 날, 연락이 왔습니다.

"시동 걸어봤는데 소음은 없네요. 찾아가시면 됩니다."


내가 멀쩡한 차량을 담당자 고생시키려고 정비를 의뢰한 게 아닌데도 왠지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결국, 기본 정비만 받고 차를 출고했습니다.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라 자부하며, 광고와 이미지로 신뢰를 쌓아온 브랜드였습니다. 길 위를 달리는 차량 대부분이 그 회사 제품일 만큼 영향력도 큽니다. 그런데 제가 경험한 것은 기술적인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였습니다.


군 생활을 할 때부터 늘 마음에 담고 있던 생각이 있습니다.

'현장에서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사람의 수준이 곧 그 조직의 수준이다.'


아무리 본사가 친절을 말하고, 서비스 품질을 강조해도, 현장에서 단 한 사람이 고객의 마음을 외면한다면 그 고객에게는 그것이 곧 그 회사의 전부가 됩니다. 브랜드 이미지는 광고로 쌓이지만, 신뢰는 결국 사람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에서 결정됩니다.


차의 소음은 며칠 지나니 잠잠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날 느꼈던 마음의 울림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기계는 시간이 지나면 다시 부드러워질지 몰라도, 사람에게서 받은 냉대는 오래 남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생각합니다.


우리가 다루는 것이 기계든, 일이든, 사람이든

결국 남는 것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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