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2일 충주에서 한 번 봅시다.
지나는 말이겠거니 했습니다.
"글터지기님 있는 충주에서 번개모임 한 번 하시죠."
그 말이 오갔던 게 벌써 석 달 전쯤입니다. 저는 늘 그렇듯 웃으며 받았습니다.
"언제든지 오시기만 하면 편안하게 모시겠습니다."
그때만 해도 그 말은 정말 '지나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 지나는 말이 흐릿해지는 대신 점점 또렷해졌습니다. 누군가가 '수제 만두는 꼭 먹어봐야 하는 거 아니냐' 한마디를 얹고, 또 누군가가 '설 지나고 날짜 한 번 잡아보자'라고 보태자, 그 지나는 말은 슬그머니 일정표 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고 그날이, 바로 오늘입니다. 하하하.
여러 명이 함께 앉을 공간을 알아보고, 오시는 길이 불편하지는 않을지 지도를 몇 번이나 들여다보고, 무슨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지 혼자 중얼거리듯 생각해 봅니다. '미라클 모닝' 이야기, 읽고 쓰는 시간의 기쁨, 각자의 자리에서 버텨낸 하루들.
익숙하게 해오던 일이 아니라 그런지 준비는 물 흐르듯 자연스럽지 않습니다. 마음은 괜히 부산합니다. 쉬고 있는 '마음지기'에게 슬쩍 부탁했습니다. 떡만둣국을 넉넉히 끓이고, 두부김치도 준비하고, 막걸리 몇 병과 커피도 챙겼습니다. 정작 저는 손 하나 제대로 보태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면서도, 괜히 주변 사람들에게 부담을 주는 건 아닐까 싶어 또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충주는 지도상으로는 대한민국의 중앙에 있지만, 체감상으로는 조금 외딴섬 같은 곳입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어떤 이는 먼 길을 직접 운전해 오고, 또 어떤 이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오고, 심지어 비행기를 타고 오겠다는 분도 있습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감동입니다.
'언제 밥 한 번 먹자.'라는 말이 아니라 '2월 22일에 충주에서 봅시다.'
날짜와 장소가 찍힌 약속은 이미 마음속에 '가겠다’는 의지와 결심이 들어 있습니다. '언젠가'를 말하며 살기보다, '시간과 장소를 정하는' 일상이 되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둥뿌리가 뽑힐 리도 없겠지만, 오늘은 제 정성을 다해 맞이해 보려 합니다. 대단한 음식도, 화려한 공간도 아닐지 모릅니다. 다만 각자가 가져온 따뜻한 마음을 함께 나누고 한 상에 둘러앉아 웃고 이야기 나누는 자리라면 그것으로 이미 충분할 겁니다.
오늘 소중한 벗들과 함께할 마음에 일찍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이제 두부김치 할 김치나 볶아야겠습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