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손으로 보자'라던 약속, 뻥입니다

미라클 주니 충주 번개 모임

by 글터지기

글을 쓰기 시작한 지도 어느덧 2년이 되어갑니다. 그리고 ‘미라클 주니’와 함께한 시간도 1년 2개월을 넘겼습니다.


그동안 저는 '동료들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라고 여러 번 말해왔습니다. 어쩌면 습관처럼 했던 말이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어제, 그 말이 얼마나 진심이었는지 새삼 깨닫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 동료들이 제가 있는 충주까지 번개 모임으로 찾아와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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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이 그리 편한 곳도 아닌데, 강 건너 물 건너 오듯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와주셨습니다. 그 수고를 생각하니 모이기도 전부터 마음이 뜨거워졌습니다.


충주에 이런 공간이 있었나 싶을 만큼 아늑한 공유 공간을 빌렸습니다. 지난달 미리 빚어 두었던 수제 만두로 만둣국을 끓이고, 대리점에서 두부 두 판을 가져와 두부김치를 만들었습니다. 거기에 막걸리 한 잔씩을 곁들였습니다.


"몸만 오셔서 편하게 이야기 나누면 됩니다."

그렇게 말은 했지만, 역시 모두의 손에는 작은 선물이 하나씩 들려 있었습니다.


천안에서 출발하신 분은 따뜻한 호두과자를,

수원에서 오신 분은 핸드크림과 립밤을,

누군가는 정성스러운 손글씨 메모를,

누군가는 생일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을 선물로 내어주셨습니다.


그래놓고는 우리는 지난 모임에서 했던 다짐을 또다시 외쳤습니다.

"다음에는 꼭 그냥 맨손으로 만나는 겁니다."

알면서도 또 지키지 못할 약속일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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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각자의 삶을 나누었습니다. 글을 쓰며 겪는 애환을 이야기했고, 누군가는 실천 가능한 노하우를 전해주었고, 누군가는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풀어놓았습니다.


잘 쓰는 사람도, 아직 서툰 사람도, 많이 쓰는 사람도, 천천히 쓰는 사람도, 모두 한결같이 자신의 삶에 진심인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진심이 모였기에 그 자리는 단순한 모임이 아니라 서로의 등을 밀어주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멀리서 찾아와 구체적인 방법과 따뜻한 조언을 전해주신 사랑주니 님,

생일임에도 귀한 시간을 내어 함께해 주신 날위한나 님,

손글씨 메모로 마음을 건네주신 오빛다 님,

직접 운전해 와 호두과자를 선물해 주신 열림수니샘 님,

이른 시간 대중교통을 이용해 먼 길을 와주신 하니오웰 님.

그리고 말로만 '준비하자'라고 해놓은 제 옆에서 묵묵히 모든 것을 챙겨준 마음지기에게,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


글을 쓴다는 건 혼자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일 같지만,

결국은 사람으로 이어지는 일이라는 걸 어제 다시 배웠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자리로 돌아왔지만,

어제의 웃음과 온기는 아직 제 안에 남아 있습니다.

글이 우리를 만나게 했고, 만남이 다시 글을 쓰게 합니다.


어쩌면 꾸준함이란 대단한 결심이 아니라,

이렇게 서로의 온기를 한 번씩 나누고 돌아오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의 만둣국 한 그릇처럼, 그 온기가 오래 속을 데워주는 일상이 되기를 바라봅니다.


모두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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