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향이 그리우면], 충주시 칠금동
화요일은 제게 조금 특별한 날입니다.
배송 일을 하는 대리점에서 화요일은 오전 근무만 하고 퇴근하는 날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시간을 '정리하는 시간'이라고 부릅니다. 밀린 책도 읽고, 글도 쓰고, 종이책 원고도 조금씩 퇴고하는 시간입니다.
오늘도 그 다짐을 하고 집을 나섰습니다. 종이책 2차 퇴고 뭉치를 들고 모처럼 카페에 앉아 보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사실 지금 와 있는 이 커피숍은 저와 작은 인연이 하나 있습니다.
며칠 전 납품하던 매장 옆에 차를 세우다가 화물차 상단이 커피숍 차광막을 살짝 건드리는 일이 있었습니다. 순간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괜히 큰 피해가 생기면 어쩌나 걱정도 됐습니다.
사장님께 상황을 말씀드렸더니 저를 배려해 주셔서 흔쾌하게 말씀해 주셨습니다.
“배상까지는 괜찮습니다. 차광막만 깔끔하게 철거해 주세요.”
그 말 한마디에 마음이 얼마나 가벼워졌는지 모릅니다. 그래서 철거 전문 업체에 의뢰해 깨끗하게 제거했습니다. 괜히 더 미안한 마음이 남았습니다.
날씨도 참 좋았습니다. 봄이 가까워졌다는 걸 느끼게 하는 포근한 오후였습니다.
'오늘은 퇴고가 잘 되겠는데'’
그렇게 생각하며 원고 뭉치를 펼쳤습니다.
그런데 불과 몇 페이지 넘기지도 않았는데 졸음이 쏟아졌습니다. 꾸벅 졸다가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습니다. 조용한 음악과 따뜻한 햇살이 사람을 이렇게 무장해제시킬 줄은 몰랐습니다.
결국 잠을 깨 보겠다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퇴고를 많이 하지는 못했지만 오늘 이곳에 온 것만으로도 충분히 괜찮은 오후입니다. 그간 밀려 있던 댓글에도 차분하게 답글을 달고, 읽고 있던 책도 좀 읽고 있습니다.
사람의 인연도 그렇지만 공간도 그렇습니다.
어떤 곳은 이유 없이 마음이 머물고, 어떤 곳은 작은 고마움 때문에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저는 앞으로 이 카페에 종종 앉아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차광막 하나로 시작된 인연은 아니더라도, 퇴고하기에는 꽤 괜찮은 카페를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또 퇴고와 독서에 집중해 보겠습니다.
더 졸면 안 되는데 자꾸 졸음이..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