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글터 책방>
며칠 전 가입한 공유 책방 『백인책방』에 <아주 사적인 글터 책방> 한 칸을 마련했습니다.
어제는 집 서재에 있던 책들 가운데 일부를 골라 책방으로 옮겼습니다. 제법 많은 책을 옮겼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진열을 마치고 보니 한 칸을 채우기에는 아직 부족했습니다. 여전히 서재에는 옮겨야 할 책들이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마음은 조급하지 않습니다. 하루에 몇 권씩, 천천히 이 공간을 채워가면 충분하니까요.
제가 생각한 <아주 사적인 글터 책방>의 기준은 분명합니다.
'판매'보다 '공유'에 가깝습니다.
이곳을 찾은 누군가가 책 앞에 잠시 머물다가,
"이 책, 한 번 읽어볼까?" 하는 마음이 들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래서 책마다 작은 '포스트잇'을 붙이려 합니다.
그동안 블로그에 써왔던 서평과 짧은 생각들을 정리해, 책을 들어 보면 그 마음을 한눈에 편안하게 읽어 볼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읽지 않은 책이더라도, 그 책을 읽은 사람의 마음을 먼저 만나볼 수 있도록.
독립서점들이 그렇게 공간을 운영하듯, 저 역시 그 방식을 빌려오되 제 방식대로 조금씩 만들어가려 합니다. 아직은 경험이 없기 때문에 판매는 일부 책에 한해 천천히 시도해 보려 합니다. 대신 이 공간이 '팔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머무는 자리'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큽니다.
무엇보다 이곳은,
제가 읽고, 쓰고, 다시 정리하는 공간이기도 합니다.
요즘 종이책 3차 퇴고를 하며 글을 거의 다시 쓰다시피 하고 있습니다. 문장을 고치고, 생각을 덜어내고, 다시 이어 붙이는 시간들 속에서 이 작은 책방 한 칸은 묘하게 든든한 자리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어제는 몇 개 꼭지를 마무리해 두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서는 길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한 칸의 책장이 언젠가는 제가 걸어온 시간과, 읽어온 문장들과, 남겨둔 마음들이 차곡차곡 쌓여 있는 작은 기록이 될지도 모르겠다고.
그래서 이 공간은 어쩌면 '책방'이라기보다 나를 조금씩 펼쳐 두는 자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출근할 때에도 책 몇 권을 가방에 담아 퇴근할 때 진열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월요일을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