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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 AI-인간 협업 모델: 차세대 보안

협업 모델 유형과 보안 기능별 최적 적용 방안 (25.07)

by 김정덕

오늘날 사이버 위협 환경은 그 양과 복잡성 측면에서 전례 없는 수준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자동화된 공격 도구는 수십억 개의 잠재적 취약점을 쉴 새 없이 공격하고 있으며, 지능형 지속 위협(APT)은 기존의 방어 체계를 우회하는 정교한 전술을 사용합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간 분석가의 경험과 직관에만 의존하는 전통적인 보안 방식은 한계에 부딪혔습니다. 분석가들은 엄청난 양의 경보에 파묻혀 '경보 피로(Alert Fatigue)'를 느끼고, 정작 중요한 위협 신호를 놓치기 쉽습니다.


반대로, 기술만능주의에 빠져 모든 것을 AI로 대체하려는 시도 또한 위험합니다. AI는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하고 패턴을 찾는 데 탁월하지만, 비즈니스의 고유한 맥락을 이해하거나, 윤리적 딜레마를 해결하거나, 새로운 유형의 공격에 창의적으로 대응하는 데에는 여전히 인간의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미래 보안의 해답은 '인간 대(vs) 기계'가 아닌, '인간과(with) 기계'의 연합에 있습니다. 인간의 전략적 사고, 창의성, 윤리적 판단력과 AI의 속도, 확장성, 데이터 처리 능력을 결합하는 '협력적 지능(Collaborative Intelligence)'을 통해, 우리는 개별적으로는 달성할 수 없는 수준의 방어 체계를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제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닌,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로 인식하고 최적의 협업 모델을 설계하는 것이 모든 조직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습니다.


AI-인간 협업 모델의 유형과 특징


AI와 인간의 협업은 통제 수준과 역할 분담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모델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각 모델은 고유한 장단점을 가지며, 특정 보안 과업에 더 적합한 특성을 보입니다.


인간 주도형 (Human-led): AI가 분석 결과나 제안을 생성하면, 최종 검토와 의사결정은 전적으로 인간 전문가가 책임지는 모델입니다. 장점은 높은 정확성과 신뢰성 확보, 책임 소재 명확, 법적, 윤리적 민감도가 높은 결정에 적합합니다. 단점은 인간의 개입으로 인한 시간 소요, 대규모 작업 처리의 비효율성, 인간의 편향 개입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이브리드형 (Hybrid): 인간과 AI가 동등한 파트너로서 실시간으로 상호작용하며 각자의 강점을 발휘합니다. AI는 전문 비서처럼 작업을 지원하고, 인간은 창의적 해결책을 모색합니다. 장점은 인간과 AI의 강점을 결합한 시너지 극대화, 복잡하고 비정형적인 문제 해결 능력 향상, 지식 노동의 생산성 증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점은 명확한 역할 분담과 소통 인터페이스가 필수적으로 구현되어야 합니다. 또한 AI의 판단 근거(XAI)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인간 감독형 자동화 (Oversight-Driven): 대부분의 작업을 AI가 자율적으로 수행하고, 인간은 예외적인 상황을 처리하거나 시스템의 전반적인 성능을 감독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장점은 반복적이고 정형화된 작업의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24/7 실시간 모니터링 및 대응이 가능하며, 인간은 더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반면 단점으로는 AI 시스템에 대한 과도한 의존, 모델의 오류나 편향 발생 시 대규모 장애 위험이 있습니다.


보안 기능별 최적의 협업 모델 적용 방안


성공적인 협업을 위해서는 NIST 사이버 보안 프레임워크와 같은 표준 모델을 기준으로, 각 보안 기능의 특성에 맞는 협업 모델을 전략적으로 적용해야 합니다.


거버넌스(Govern) & 식별(Identify)_인간 주도형: 보안 정책, 위험 관리 전략 등 조직의 비즈니스 목표와 직결되는 최상위 의사결정은 인간의 리더십이 필수적입니다. AI는 자산 목록화, 위협 정보 수집 등 판단 근거를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보호(Protect)_하이브리드형: AI가 시스템 설정 강화, 접근 제어 등 표준화된 보호 조치를 자동화하면, 인간은 복잡한 아키텍처 설계 및 비정형 위협에 대한 맞춤형 방어 전략을 수립하여 시너지를 냅니다.


탐지(Detect)_인간 감독형 자동화: AI가 방대한 로그와 트래픽에서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탐지하여 경보를 발생시키면, 인간 분석가는 AI가 걸러준 고위험 경보에 집중하여 심층 분석을 수행하고 오탐을 줄여나갑니다.


대응(Respond)_하이브리드형: 침해 발생 시, AI가 감염 시스템 격리 등 초동 대응을 자동화하여 피해 확산을 막고, 인간 전문가는 AI의 분석 보고서를 기반으로 전체 공격의 맥락을 파악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합니다.


복구(Recover)_인간 주도형: 비즈니스 연속성 계획(BCP)에 따른 복구 절차는 인간이 총괄해야 합니다. 최종적인 복구 승인과 이해관계자 소통은 인간의 책임이며, AI는 데이터 백업 검증 등을 자동화하여 지원합니다.


결론적으로, AI와 인간의 협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입니다. 성공의 열쇠는 단순히 강력한 AI 솔루션을 도입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조직의 목표와 상황에 맞게 인간과 AI의 역할을 어떻게 조율하고 시너지를 창출할 것인지에 대한 깊은 고민과 전략적 설계에 달려 있습니다. 이는 기술의 문제를 넘어 거버넌스의 영역이며, 리더들의 새로운 역량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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