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한 공감

by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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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 연구에서 어미 사슴이 '내 새끼'가 아닌 '도움이 필요한 새끼'의 울음에 반응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어미 사슴은 새끼 사슴뿐만 아니라 인간의 아기나 개, 고양이의 새끼가 내는 울음소리에도 보호행동을 보였다. 모성 반응은 종을 초월한 본능에 기반한다는 의미이다.

2. 어떤 공감은 본능이다. 타인의 고통이나 슬픔에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연민 같은 감정은 그저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것일지 모른다. 도덕이나 정의감이 아니라.

3. 진정한 공감은 단순히 아픈 감정을 함께 증폭시키는 일이 아니다. 즉각적인 연민은 분노나 편견으로 쉽게 변해버린다. 본능적인 반응과 나의 책임 사이의 간극을 냉정하게 인식하는 능력, 충동적으로 개입하지도 쉽게 외면하지도 않는 그 어딘가를 찾는 능력, 그것이 진정한 공감능력 아닐까.



* Lingle, S. & Riede, T. (2014), 'Deer Mothers Are Sensitive to Infant Distress Vocalizations of Diverse Mammalian Species, The American Natur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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