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할 땐 나도 깡패가 되는 거야

by 이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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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많은 주행성 조류에서 활동 시작 전후인 새벽에 각성, 경계와 연관된 코르티코스테론의 상승이 관찰된다.* 인간은 더 분명하게 관찰된다. 기상 후 30~45분 사이 몸을 각성시키는 코르티솔이 빠르게 오른다.** 오늘 하루를 살아가기 위해 몸에 시동을 거는 셈이다. 우리가 이른 아침 출근길 만원버스와 지하철에서 부딪히는 수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하루를 시작하기 위해 코르티솔 호르몬이 높게 올라가 있는 상태이다.


2. 그런데 코르티솔은 불안,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오른다. 가기 싫은 회사, 숨막히는 출근길. 안그래도 날카로운 사람들의 상태를 더 날카롭게 만드는 시간인 셈이다. 마치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다.


3. 출근길, 누군가 나의 어깨를 치고 갔을 때 유독 마음 속에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일지 모른다. 이런 상황에서도 짜증이 나지 않고 나에게 실수한 사람들을 너그러이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다면, 그건 둘 중 하나일 것 같다. 진정으로 덕이 넘치는 성인이거나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거나.




* Schwabl et al. (2016), ‘Diurnal variation in corticosterone release among wild tropical forest birds’, Frontiers in Zoology


** Stalder et al. (2024), ‘The Cortisol Awakening Response: Regulation and Functional Significance’, Endocrine Revi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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