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25년 일본 류쿠대학교 연구팀은 네 종의 영장류와 설치류, 그리고 인간을 대상으로 피부 상처의 치유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영장류와 설치류의 회복속도는 약 0.61mm/day로 서로 비슷했다. 반면 인간의 회복속도는 평균 약 0.25mm/day 수준으로 영장류나 설치류보다 약 세 배 더 느리게 상처가 아물었다. 인간이 영장류 동물이어서 피부가 약하고 회복이 느린 것이 아니라, 포유류 중 유독 인간만이 느린 치유 속도를 갖는 것이다.*
2. 이 연구는 체모 감소나 표피 두께 증가와 같이 인간 특유의 체온조절을 위한 진화적 트레이드오프가 피부 재생능력을 희생시켰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진화 과정에서 빠른 회복력을 포기했다는 것인데, 이를 포기하면서까지 우리가 택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단순히 체온조절 능력이었을까.
3. 스스로 빠르게 회복하는 능력이 사라져도 살아가는데 문제가 없다는 것. 이는 다른 외부적 보호 기제가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어쩌면 우리는 개인의 취약함을 전제로 한 '집단 생존의 방식'을 선택한 것일지 모른다. 개체의 강인함이 아니라 연약한 존재들이 연결될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진화시켜 온 것일 수 있다. 이처럼 우리는 수십만 년 동안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방향으로 진화해왔기 때문에,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이 주는 고통이 다른 동물보다 훨씬 더 큰 것일지도 모르겠다.
* Matsumoto-Oda, Akiko, et al.(2025), 'Inter-species differences in wound-healing rate: A comparative study involving primates and rodents',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292(2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