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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mer Jul 02. 2018

글 vs 말

지난 겨울에 동생과 나는 한 블로그이웃의 일기를 같이 읽었는데 그곳에는 이런 문장이 있었다.

"글이 말보다 익숙한 사람으로써 말하건대 글보다 말이 더 우월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동생은 말이 글보다 우월한 걸 몸소 깨달았던 지난 학기를 보냈다 했다. 인류에게 문자가 아닌 "말"이 훨씬 일반적인 대중적인 소통의 수단이 되었으니 말이 글보다 우월함은 진작에 증명된 것인지도 몰랐다. 그날 밤 수다는 이렇게 요약됐다. 전문화된 교육(글자를 배우는 과정)이 필요한 글보다 말이 훨씬 우월하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의견을 전하려면(글을 읽는 사람보다 말을 듣는 사람들이 더 많으니까) 말로 내 생각을 잘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니까 우리 말 잘하는 사람 의견을 효율적으로 잘 전달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자. 


이어 바뀐 해에도 이 생각은 발전해갔다. 아무리 일기에 내가 어떤 사람인지 적으면 뭘 하는가 표현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른다. 우효의 Teddy Bear Rises를 들으면서, 또 멍하니 있는 것하고 알지만 잠자코있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할진 몰라도 상대방에겐 똑같아요, 라고 마쓰이에 마사시에 의해 쓰여진 문장을 읽으면서 계속 떠올렸다. 아 그러니까 글보다 말. 


주말에는 밀린 글들을 주륵 주륵 읽었는데 이 칼럼을 발견했다. 얼마전 아인슈타인의 새로운 일기가 발견됐다. 중동과 아프리카, 중국을 여행하고 쓰여진 아인슈타인의 이 일기는 인종차별적인 발언이 다수 수록되있었고 이를 출판한 자는 이를 숨기지도 옹호하지도 변호하지도 않았다.


동아사이언스에 실린 이 칼럼은 아인슈타인의 새로운 일기를 바탕으로 하며 링크는 아래와 같다. 인상깊었던 건 동굴속 벽화에 대한 부분이다. 

"네안데르탈인과 현생인류의 운명을 가른 건 우리가 의사소통 능력이 더 뛰어나서가 아니라 사회성은 떨어지지만 재능이 뛰어난 사람들을 높이 평가한 결과라는 말이다."









나는 나에게 말하지 

아닌가 말보다 글..?



p.s. 칼럼의 마지막 단락인 찰스 다윈의 자서전 부분을 읽으면서는 짜증내는 찰스가 긔엽고 부러워서 푸하하 웃었다. “이제는 단 한 줄의 시도 읽기가 어려워졌다. 최근에 셰익스피어를 읽어보려고 했지만 너무 지루해서 구토가 날 정도였다. 미술과 음악에 대한 취미도 완전히 잃어버렸다. … 내 정신은 온갖 사실을 다 모아놓은 것에서 일반 법칙을 이끌어 내는 일종의 기계가 된 듯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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