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을 수밖에 없다고

by gomer

오래된 내 친구는 자신의 오빠를 묘사하면서 하 참, 같이 있으면 머리가 아프다고, 말이 너무 많다며 이마에 손을 짚으며 투덜거렸다. 그 말에 깔깔 웃었다. 어릴 때부터 친구로부터 전해듣던, 그의 오빠, 시니컬한 모습이 떠올라서였다.


은희경의 소년을 기다려줘에서는 엄마가 아들의 여자 친구를 소개받고 이렇게 말한다. 마리는 한 오년만 지나면 매우 멋진 여자가 되어 찬란하게 싸우고 있을 거야. 환경운동가, 여성운동가, 채식주의자, 같은 게 되어 있을 수도 있겠지. 인생의 찬란한 아름다운 이십대를 싸우면서 보낼거야.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나는 한국의 지금밖에 살지 못해서 그 이전의 싸워야 했던 세상 혹은 앞으로의 세상에 대해 잘 모르지만, 그래서 지금 살고 있는 시대가 지난 혹은 앞으로 올 세상에 비해 싸울게 특별히 많은 세상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옳지 않은 거, 올바르지 않은 것, 시대착오적인 것,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 합리적이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적어도 요런 세상에 가장 큰 노동력을 담당한 청년으로 말이 많은 게 당연해, 뻔뻔한 척, 능청스러운 척 생글 생글 웃자면 못할 건 또 뭐있겠느냐마는 그렇지만 말 많은 쌈꾼들이 되어가도 괜찮다 !


/2013.08.08. 00:34


13년도의 나는 같은 생각을 하여도 참으로 발랄하게 한다는 생각...

/2017.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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