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생명체가 떠난 겨울이 왔다
흰 눈이 쌓이던 날
처음 보았던 새하얀 그 무언가를
감각마저 잊은 채 하얀 몸으로 뒹굴었다
다음 겨울이 오던 날
두 번째 맞이한 눈밭 깊은 곳에
다시 작은 몸을 뒹굴어
어린 사랑을 묻었다
몇 해를 지나와서
결국 네가 떠난 겨울이 왔을 때
움푹 파인 눈 사이로
추억들이 쏟아져 나왔다
네가 남아있는 온기는
한걸음을 떼어버릴 때마다
녹아 없어져버렸지만
또다시 새하얀 겨울은 오고
너는 기어코 새로운 눈을 쌓아
움푹 파인 공간 사이로
사랑을 묻어두었다
작고 하얀 몸을 눈 속에 파묻던
그 어린 생명체가
세상에 홀로 남은 나에게 남기고 떠난
작은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