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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der Sep 04. 2024

뱉은 말

울면서 후회하네

말을 하다가 흥분해서 뱉은 말 때문에 후회한다.


"이 이야기 들으셨나요?"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나는 내가 보편적이고 타당하다고 생각한 의견을 말한다. 하지만 그건 순전히 나의 생각이고 모두가 객관적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깜빡 잊고 말았다. 그래서 속 마음을 꺼내고 난 후 집에서 후회를 한다. 분명 말이라는 것이 돌고 돌아 다시 나에게 돌아올 것을 알면서 나는 내가 정의의 사도라도 된 것처럼 쓸데없이 정의로운 척 말을 했구나 후회했다.


"각자의 상황이 다른데 나는 언제쯤 결론을 내릴 수 있을까?"

모두 상황이 다르다. 각자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나도 가만히 있기에는 괴롭다. 모두가 안 좋은 상황에는 서로 안타깝게도 피곤한 상황이 되어버린다. 마음의 여유가 사라지면 서로 불편하게 된다. 그래서 한쪽이라도 여유 있는 상황이기를 기대해 본다. 서로 각박한 상황에서 마주친다면 모난 돌끼리 부딪쳐 파열음이 나듯 상황이 좋아지기 쉽지 않다. 아무튼 불편한 상황은 어려서부터 지금까지도 부담스럽다.


"남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사는 걸까?"

가끔 아내는 후회해 봤자 달라지는 것은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정신없지만 눈앞에 닥친 상황들을 하나씩 처리해 나간다. 보통 저럴 때 나는 변명하거나 원망하거나 남 탓을 하곤 했는데 아내가 나보다 어른스럽구나 싶다. 어차피 눈앞에 닥친 일은 누군가 처리하지 않으면 계속 남아서 나를 포함한 모두를 괴롭힐 것이다. 이런 일을 만든 원흉이 밉지만 그래도 눈앞에 사건은 해결하라고 생기는 법이다. 그래 범인은 이 안에 있어!


사람을 살리는 말 p.83

충고, 조언, 평가, 비판 이런 거.

사람이 진짜 힘들 때는 사실 큰 도움이 되지 않잖아요.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공감해 주고,

생각해 주는 사람들이 여기에 있다!’

이런 마음이 들게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랬습니다.

《내 말이 그 말이에요》(김제동, 나무의마음, 2024.03.20.)


세상에 가장 도움이 안 되는 말이 충고, 조언, 평가, 비판이라는 말이 있다. 도움도 되지 않고 기분만 나쁠 것 안다면 입 밖으로 꺼내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뱉어버린 말을 저녁에 후회하는 날이 있다. 가끔 내가 뱉은 말에 울컥해서 쿠션에 주먹을 날리지만, 사실 나는 나를 때리며 혼내고 싶다. 오래되어서 순식간에 닳아버리는 나의 휴대폰 배터리처럼 나의 기억도 너무 빠르게 휘발되는 것은 아닌가 반성해 본다. 차라리 이 기분 나쁜 감정이 사라지면 좋을 텐데 하면서도 그래서 인생이지 한다.

"오늘은 쓸데없는 말보다는 위로의 말, 칭찬의 말만 하면서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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