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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해결책은 있었다

by Jeader

Lesson 18. 경제적 자유의 시기 p.171

이 모든 일을 지금 바라보면 압도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이 과정의 첫 번째 단계는 직업 활동을 그만두고 난 이후에 나머지 인생에서 무엇을 할 것인지를 알아내는 일로 귀결됩니다. 그러니까 평생 살면서 저축한 돈으로 무엇을 사고 싶은지 먼저 알아야 자신의 재정 상황이 이렇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당신이 저축하는 이유는 결국 '자유를 돈으로 사기 위해서'입니다. 당신은 '자신의 시간을 팔아 만든 돈으로 자신의 시간을 사고'있습니다.

<경제적 자유>(벤 칼슨, 로빈 포웰, 이원석 번역, 인사이트앤뷰, 2023.06.19.)


직장 생활을 꽤 오래 하다 보니까 생각대로 사는 하루보다는 사는 대로 살아가는 생활을 반복하게 되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직장인을 '사축'이라고 하기도 하고 '현대판 머슴'이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비아냥에 딱히 그렇지 않다고 말할 상황도 아닌 나를 발견한다. 그래서 최근에는 환생하여서 재벌로 태어나는 이야기들이 인기가 아닌가 싶다.


무탈한 직장생활을 오래 충실히 이어가고 있다가 위기의 순간이 다가왔다. 뭐 사실 학교생활이든 군생활이든 전원생활이든 직장생활이든 삶의 모든 문제의 원인은 주변인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예전부터 주변의 사람들을 잘 관리해야 한다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 다시 직장 이야기로 돌아가서 직장생활이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의 현실판 같다는 자각을 하는 것은 직장에 입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일 것이다. 직장이라는 공간에서 서로는 예의라는 것을 지키며 조직의 규칙을 지키며 지내는 것이 판타지 꿈꾸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고 나면 실망이라는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역으로 기대라는 것을 줄이기 시작한다. 나와는 다른 가치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리기는커녕 같은 공간에서 이들의 압박이라는 중력을 버티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직장에서 재수 없는 TOP 3을 선정하여 이들을 하루에 모두 만나는 날은 로또 복권을 샀다. 당첨을 기대하고 산 것은 아니었고, 일종의 액땜이었다. 오늘 더 이상 재수가 없으면 안 될 것 같은 생각으로 나의 재수 없음을 로또 복권에 담아서 사서 더욱 당첨되지 않았던 것 같다. 가끔 좋은 꿈을 꾸고 복권을 사도 당첨이 안되는데 뭐 더 이상 재수 없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음에 위로할 뿐이었다. 퇴근하면서 집 앞 전봇대에 직장의 빌런들을 걸어두고 퇴근해서 잊어버리려고 노력해도 쉽지 않았다. 술을 마시면서 직장 빌런들을 씹어대는 험담을 해도 내가 더욱 상처를 받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직장을 벗어나면 직장과 멀어지고 잊기 위해 바쁘게 살았다.


근로소득을 통해 나의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것은 자유롭지 않다. 그리고 나의 시간을 팔 수 있는 기력도 곧 소진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큰돈을 벌겠다는 원대한 꿈은 아니더라도 돈으로 나의 시간을 살 수 있는 자유를 위해서 생각을 고치기로 했다. 소소한 즐거움을 사기 위해서 돈을 벌기로 생각했다. 그리고 성인이 되었어도 어른이 되지 못한 나를 발견하고, 학생시절에 하지 않았던 공부를 하기로 했다. 인생에 뭐든지 해야 할 총량이 있다고 하더니 학생시절 공부하지 않았던 스스로를 반성하면서 책을 읽었다. 결국 퇴근 이후라도 나는 자유를 얻었고 나의 자유의 시간을 늘려갈 것이다. 그리스인 조르바처럼 오늘의 나를 가장 자유롭게 살 수 있도록 계속 실천할 것이다. 나에게 오라, 자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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