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여행작가의 노트를 훔치다 -배나영

나도 여행작가가 되고 싶다.

# 나도 여행작가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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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제목 : 여행작가의 노트를 훔치다

ㅇ 저자 : 배나영

ㅇ 3줄 개요

-. 나도 여행작가가 되고 싶다

-. 좋은 제목과 리드의 매혹

-. 여행작가와의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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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좋아한다. 여행에 빠져 전국곳곳을, 전 세계 여러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여행 횟수가 늘어나면서 내 여행을 기록하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기록은 내 발자취를 남기려는 목적과 함께 내 여행을 다른 이와 공유하고 싶은 욕망으로 자연스럽게 전이된다.


최근 기록의 방식은 유튜브로 대표되는 동영상과 Shorts, 각 종 SNS를 통한 감각적 사진과 단문이 대표적이다. 직접적이고 감각적인 이와 같은 매체들은 사람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여행의 기록은 기록과 공유의 욕망 표현이라는 일반적 상식을 넘어 상업적, 경제적 확장성과 함께 하나의 산업을 형성하게 되었다. 여행 유튜브가 만들어 낸 팬덤과 연예인 급 스타의 탄생을 바라보며 변화된 매체의 힘을 절감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전통적 매체인 글쓰기를 통한 여행의 기록과 공유에 여전히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왜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통한 여행의 기록에 집중하고 있을까? 그것은 기울기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떤 매체를 통해서든지 여행자들에게는 기록과 공유라는 두 가지 욕망이 있다. 내 여행의 기록에 비중이 큰 여행자는 글쓰기에 기울어진다. 기록도 중요하지만 다른 이에게 내 여행의 공유를 통한 만족이 더 큰 사람은 공유에 효율적인 매체를 선택한다. 그 기울기는 여행자에 따라, 시기에 따라, 그 밖에 많은 이유로 달라질 수 있다. 단지 선택의 문제이다.


배나영의 '여행작가의 노트를 훔치다'는 기록과 공유의 기울기가 수평인 책이다. 동영상이나 SNS에 비해 전통적인 매체인 글쓰기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여행이나 지역을 소개하는 여행작가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기록과 공유의 비중이 같다고 말할 수 있다.


# 좋은 제목과 리드가 글 전체를 매혹시킨다


글쓰기의 얼굴은 당연히 제목이다. 제목은 큰 제목과 작은 제목으로 나뉜다. 서점에서 책을 고를 때 책꽂이에 책의 제목을 보고 흥미로운 제목의 책을 꺼내든다. 꺼내든 책의 표지에는 큰 제목 외에 책의 내용을 조금 더 알려주는 작은 제목, 부제에 눈이 간다. 제목과 부제를 통해 흥미가 생긴다면 표지를 넘겨 내용을 읽어가기 시작한다.


여행기도 책과 마찬가지로 제목과 작은 제목이 중요하다. 나는 브런치의 홈페이지를 자주 찾는다. 홈페이지에는 매일 작가들의 글이 넘쳐난다. 수많은 글 가운데 내 첫 번째 관심은 단연 제목이다. 흥미로운 제목을 보고 글 속으로 들어가면 다음으로 보게 되는 것이 큰 제목 밑에 적혀있는 작은 제목이다. 큰 제목과 작은 제목은 서로를 보충해 주며 글의 내용과 분위기를 설명한다.


큰 제목과 작은 제목 예시 ('여행 작가의 노트를 훔치다'에서...)

ㅇ 풀벌레 소리 들으며 책을 읽는 밤
-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캠핑도 하는 오산 꿈두레 도서관

ㅇ 금빛으로 물결치는 억새 사이로
- 신불산 간월재에서 부부 동반 가을 트레킹


제목만큼 중요한 것이 글 한 꼭지를 시작하는 리드이다. 리드는 대개 제목 다음 이어지는 한 단락으로 이루어진다. 리드는 전체 원고의 설명이자 전체 원고를 살리기도 죽이기도 하는 중요한 단락이다. 한 단락으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매혹적이야 한다는 말이다.


브런치의 제목을 보고 매혹되어 작가의 글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누구나 첫 번째 단락은 관심있게 읽게 마련이다. 첫 번째 단락을 통해 글의 내용과 분위기, 작가의 문체를 가늠한다. 첫 번째 단락이 맘에 들지 않으면 다음 단락으로 넘어가지도, 좋아요를 누르지도 않게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만큼 리드는 중요하다. 독자를 사로잡아 내 글을 읽게 하는 첨병인 셈이다.


리드 예시 ('여행 작가의 노트를 훔치다'에서...)

제목 : 봄이면 더욱 특별한 제주

리드 : 제주의 풍경은 언제 봐도 특별하다. 봄이면 봄, 여름이면 여름, 계절마다 다른 멋이 살아 있다. 눈이 쌓인 한라산 꼭대기도 근사하고, 비에 젖어드는 곶자왈도 환상적이다. 에메랄드 빛 바다에 눈길이 머물고, 구멍 뚫린 돌담에 마음이 머문다.


# 여행작가와의 인터뷰


이 책 '여행작가의 노트를 훔쳐라'의 후반부는 기성 여행작가들의 인터뷰로 채워졌다. 그 가운데 여행글쓰기에서 사진이 차지하는 역할에 대한 변종모 작가의 의견과 이동미 작가의 참신한 여행 소재가 흥미롭게 다가왔다.


ㅇ 여행기에서 글쓰기와 사진의 비중


청년시절 40 여일씩 두 번에 걸쳐 유럽과 미국을 여행했지만 남겨진 사진이 많지 않다. 카메라가 없었기 때문이다. 남겨진 사진은 모두 다른 친구들이 찍어서 전달해 준 사진이다. 오랜 세월이 흘러 기억이 왜곡되기도 하고 삭제되었지만 카메라로 풍경을 담을 때 보다 여행에 더 집중할 수 있었음을 기억한다. 그리고 가끔은 조금 왜곡되었지만 기억 속에 남아있는 추억이 시각적인 기록보다 더 아름답기도 하다. 그 이후 여행에서는 나도 카메라나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기록했다. 여행기도 글보다 사진 위주로 쓰게 되었다.


시간이 흘러 여행기를 읽어보니 여행기가 아니라 앨범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지경이었다. 이렇다 보니 여행을 가면 사진을 찍는데 정신이 팔려 눈과 귀, 머리는 멈춰져 있고 카메라 렌즈만 열려 있지 않나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미얀마의 바간에서 떠오르는 일출과 노을의 감동은 나와 친구가 찍은 사진에만 기록되어 있고 내 기억 속에는 남아 있지 않는 듯했다.


여행기에서 사진과 글쓰기의 비중은 어떤 것이 바람직할까? 내가 좋아하는 여행기 가운데 하나인 베르나르 올리비에의 '나는 걷는다'는 500쪽이 넘는 책 3권에서 단 한 장의 사진도 사용하지 않았다. 유라시아를 도보 횡단하는 그의 고집만큼이나 완벽하게 모든 풍경과 사람, 여행지의 분위기를 문자에 의지해 기록했다. 베르나르 올리비에처럼 글쓰기의 비중이 100%인 책을 모두가 쓰기는 불가능하고 그것이 바람직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러면 사진과 글쓰기의 비중은 어느 정도여야 할까?


많은 여행작가들이 사진을 강조했지만 기본은 글쓰기임을 말했고 이 책에서 소개된 변종모 작가의 여행기에서 글쓰기와 사진 비중에 대한 의견을 보면서 이 방향의 글쓰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결론적으로 여행기에서 사진은 글의 보조적 수단이어야 한다는 것이 변종모 작가의 입장이다. (읽자마자 변종모 작가의 책을 관심목록에 저장한다. <세상의 모든 골목>, <아무도 그럽지 않다는 거짓말>)


저랑 다른 여행기를 쓰시는 분들은 사진을 많이 찍어야겠죠. 기록을 꼭 남겨야 하잖아요. 식당에 가면 사진을 찍고, 아침부터 저녁까지 의무적으로 찍어야 좋은 작가죠. 근데 저는 사진에 대해 의무감을 느끼지 않아요. 사진 없이 글로만 충분히 감상을 전달할 수 있어요. 하지만 사진이 있으면 조금 더 상황이 감동적일 수 있겠다 싶어서 사진을 넣는 거죠.

- '여행작가의 노트를 훔치다' 변종모 작가 인터뷰에서...


ㅇ 이동미 작가의 골목 여행기


내가 쓰는 여행기는 배낭을 메고 비행기나 기차를 타고 떠나는 글쓰기이다. 여행이란, 휴가를 내고 평소에 가지 못했던 장소를 향하는 과정의 기록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여행작가 이동미는 우리가 점심 먹고 술 마시고 일하던 그 서울의 골목이 여행지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여행이란 비행기를 타고 휴가를 내고 떠나야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아니라 가까운 곳에도 있는 친근한 녀석이라고 말한다.


이동미 작가는 <서울의 숨은 골목>이라는 여행책자의 저자이다. 여행책자를 쓰고 싶은데 어린아이를 키우는 엄마인 상황에서 찾아낸 여행지가 평소 좋아하는 서울 골목여행이라는 것이다. 인도네시아 발리나 프랑스의 파리 여행도 즐겁지만 서울의 숨은 골목을 여행하는 것이 더 특별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의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동미 작가의 인터뷰를 읽으며 특별한 여행을 꿈꾸지만 직장생활을 하는 지금은 여행기를 쓰기 힘들다고 생각했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내가 10여 년 동안 살고 있는 안양도 가보지 못한 서울의 숨은 골목 같은 장소가 있을 텐데 말이다.


사실 그것밖에 할 수 없었어요. 하지만 제가 골목을 좋아하기도 했어요. 만약 골목 여행을 싫어했거나 외부 조건에 따라서만 선택했다면 오래 버티지 못했겠죠. 평소에 연재할 때는 서울의 골목을 이야기하고, 아이들이 방학하면 보름 정도 여행을 했죠.

- <여행작가의 노트를 훔치다> 이동미 작가 인터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