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나를 끌어올린 5가지 루틴

무기력할 때 집중력을 되찾는 작고 단단한 방법들

by 제환

물속에 가라앉듯 무거워진 정신과 몸으로 무언가에 집중하는 건 쉽지가 않다.

잘 돌아가지 않는 머리로 몸을 움직이려 해보아도

발 아래 수십kg이나 되는 그림자를 질질 끌고 다니는 것처럼 모든 일이 힘들기 마련이니까.


그럴 때면 괜히 자신을 채찍질하며 괴로워하기 마련이고

그 죄책감과 부정적인 감정이 그림자에 무게를 더하는 딜레마에 빠지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 나는 마침내 미약하게나마 움직일 방법을 찾아내는 루틴을 만들었다.

말이 루틴이지 사실 그리 거창한 말을 붙일 내용도 아니다.




1. 25분 타이머 활용

뇌가 집중할 수 있는 가장 기본 단위가 25분이라더라.

때문에 우리는 그 시간만큼이라도 최대한 힘을 쥐어 짜내야 한다.

요컨대 모든 생각을 차단하고 집중하여야 한다는 말이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25분.

그 안에 승부를 봐야 한다는 마음으로 집중하여라.


물론 그 시간을 넘어도 상관은 없지만

매사 마음가짐에 따라 달라지지 않겠는가.


25분을 넘길 것 같다면 그땐 5분간의 휴식을 주면 집중력이 유지가 될 것이다.



2. 루틴을 시각화한다

정신은 강하면서도 나약하다.

나쁜 생각을 하면 그게 실제라 믿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역으로 이용하면 되지 않겠는가.


조금 어이가 없을 수도 있지만 본래 모든 건

사소한 생각을 뒤집었을 때 터져나오는 법이다.

그건 나 역시 마찬가지고.


아침에 일어나서 물을 마시며 타이머를 켜는 과정을 머릿속으로 그려보는 것이다.

그런 준비과정을 하면 정신은 시각화된 이미지들로 인해 저항이 줄어들게 된다.



3. 환경소음을 조절한다

이것은 사람에 따라 다를 터이니 한 번 찾아보는 것이 좋을 테다.

잔잔한 백색 소음이나 ASMR, 파도 소리 등을 틀어두면 생각이 분산되지 않는다.


나는 항상 물과 나를 깊은 접점으로 생각했기 때문일까.

파도 소리나 빗소리를 그리도 좋아했다.


그 속에 잠겨 가라앉는 생각을 하면 그렇게도 집중이 잘 되었다.


당신이 가라앉고 와닿을 소리는 무엇인가.

내게도 당신의 소리를 알려주었으면 한다.

당신의 소리를 온 가슴으로 듣고, 알고 싶다.


4. 체크리스트 만들기

거창할 것도 없다.

일상적이어도 괜찮으니 아주 작게 쪼개어 적을 체크리스트가 있다면

그것이 당신의 동기가 되어줄 수도 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일어나기, 양치하기, 식사하기 정도의 수준부터 시작하여도 괜찮다.

내가 여전히 나로 살아있을 수 있다는 건

생존자로서 삶을 열심히, 충실하게 하고 있음을 알리는 행위지 않나.


사소하다며 부끄러울 게 없다.

우리에겐 그것도 큰 다짐이 필요하니까.

나는 그걸 알고 있다.


하나씩 달성하면서 마침내 해내었을 때 찾아오는 인정받는 기분과 성취감은

다음날의 체크리스트를 해낼 수 있는 용기를 준다.


5. 감정 정리 후 시작하기

당신의 마음을 어지럽게 흩트리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것을 붙잡아 노트에 옮겨놓는 것이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던 것들이 노트 속에서 헤엄치면

적어도 그만큼 당신의 정신은 맑아질 터다.


굳이 잘 쓸 필요도, 감정만 적지 않아도 된다.

생각, 마음,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말들… 그 모든 걸 붙잡으면 된다.


부끄러워하지 말라.

그렇게 자신의 마음에 쌓여있던 껍질을 천천히 풀어갈 때,


가장 온전한 당신만의 이야기를 뱉는 모습은

누구보다 인간답고 아름답다.





이러한 무기력함은 누구나 겪는다.

얼마나 무겁고 깊은가의 차이지

그것이 당신이 죄책감을 가질 이유도,

타인과 비교하며 칼을 자신에게 향할 이유도 될 수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스스로 나올 힘과 어디로 발을 딛어야 할지,

또한 당신 손을 잡고 함께 꺼내 줄 누군가의 손이다.


나는 그 손이 내가 되길 바라고

이 글과 작은 루틴들이 당신의 발 딛을 곳이 되길 바란다.


열심히 해보려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언젠가 다시 평지를 밟고

스스로 원하는 곳을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일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