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음료에 담긴 한 잔의 온기

부산, 모월모일

by 정지은 Jean


최근 상담 센터를 다니고 있었습니다. 뭔가 지난 29년의 인생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의 때를 벗겨내고 싶었달까요.

상담을 받게 된 이후 상담 선생님과 결코 깨지 말아야 할 세 가지 약속을 했습니다.


1. 술은 절대 마시지 말기
2. 자기 전 최소 한 시간 동안 운동하기
3. 하루 8시간 이상은 무조건 자기
4.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기


그러기에 (저 같은 술 쓰레기가) 벌써 술을 안 마시고, 웬만한 달고 쓰거나 짠 음식을 먹지 않은지 2달이 되어갑니다. 얼마 전 캐러멜 팝콘을 시도해봤는데 그간 맛에 대한 감각이 둔화되었는지 이빨이 썩을 것처럼 단 맛이 나더군요. 제가 봐도 정말 신기합니다.



그러던 중 제가 다니던 상담 센터 바로 옆에 한 카페를 발견했습니다. 박연준 작가님의 작품인 '모월모일'이라는 이름의 카페. 평소 박연준 작가님의 팬이기도 했던 전 뭔가 마법의 힘에 이끌리듯 들어갔습니다.

역시는 역시, 사장님은 저와 같은 박연준 작가님의 덕후셨어요. 마침 최근작도 읽으며 데스크에 앉아계시더군요.

사장님은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임도 여시고, 음료를 만들지 않는 순간에는 항상 을 읽고 계시던 분이셨습니다. (그렇게 마침 샘플북을 가지고 있던 저는 영업을 시작하게 되었고...)

이전에 카페에 다른 책을 비치해보신 전례가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흔쾌히 잘 보이는 곳에 책을 비치해주시고, 사람들이 한 번이라도 더 책을 볼 수 있게끔 좋은 자리를 마련해주셨습니다. 게다가 인스타그램엔 정성스러운 포스팅까지!



참고로 제가 사장님께 큰 배려를 느꼈던 부분은 카페인이 없는 건강한 음료와 디저트를 만드신다는 점이었습니다. 항상 상담을 시작하기 전, 음료를 마셨는데, 너무 건강한 데다 맛까지 있어서 놀랐습니다.


P.S.
이 포스팅을 빌어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음료를 항상 정성스럽고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신 사장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유를 뜨겁게 해도 전혀 비리지 않았어요!)


따뜻한 음료는 조금씩, 조금씩 체온에 스며들어 그간 상처받았던 마음을 달래는 위로가 되었습니다. 최근 식욕의 부재로 무언가를 먹는 것 자체에 흥미를 잃었지만 거부감 없이, 그리고 건강하게 마실 수 있는 한 잔의 온기 덕분에 큰 위안과, 진정을 찾았습니다.


앞으로도 사장님의 이런 예쁘고 소중한 마음이 많은 분들께 널리 널리 닿았으면 좋겠습니다.


* 이 포스팅은 인스타그램에서도 동시 연재하고 있습니다.

@jeanbeheren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