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아주 글만 살아가지고
사랑하는 것이 슬픔이 되어 돌아올 때
다 거짓말이길 바라는 만우절의 일기
by
정지은 Jean
Apr 1. 2022
아래로
사랑의 대상은 사람뿐만이 아니다. 내가 사랑하고 자부심을 가지는 일이 될 수도 있고 고난 속에서 어떠한 존재가 되어준 사물이나 매개체일 수도 있다.
그렇게 너무 사랑하다 보면 내가 얼만큼 쏟아붓고 있는지, 내가 짊어지고 있는 중력의 무게가 어느 정도로 버거워지고 있음을 눈치채지 못할 때가 있다. 게다가 '열심히'라는 말을 붙여버리면 점차 보상심리가 생기고 인정 욕구마저 생긴다.
그렇게 가끔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의 이상을 해내려 무리하는 것을 나의 욕심 대신 도전이라고 말하기까지 이른다. "너 아니면 누가 이 일을 할 수 있겠어"라는 말을 항상 듣고 싶은 흉한 오만도 생긴다.
하지만 그것이 점점 나 자신을 기고만장하게 만들고 그로 인해 내 몸과 영혼이 갈릴대로 갈리다보면 이것이 사랑이 아닌 그저 집착임을 알게된다. '조금만 더 하면 저기까지 도달할 수 있겠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나 자신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던 것뿐이라는 사실을.
최근에서야 이때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내가 단단한 사람이 아니라 그저 절박한 사람이어서였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제 더 이상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그저 여기까지인 것이다.
keyword
사랑
일기
직장
18
댓글
댓글
0
작성된 댓글이 없습니다.
작가에게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브런치에 로그인하고 댓글을 입력해보세요!
정지은 Jean
영화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기자
기자입니다. 인스타그램 @jeanbeherenow
구독자
2,144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무료 강연을 시작합니다!
콩팥을 잃을 뻔 했다
매거진의 다음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