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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은 Jean Apr 22. 2023

미국 원빈과 사춘기 소녀의 쥬라기공원 탈출기

영화 '65' 리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고 하지만 이렇게나 어려워서야. 딸을 사랑하는 아버지를 보고 있지만 어쩐지 '레버넌트'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처절한 모습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아담 드라이버의 눈물 나는 부성애 연기가 담긴 '65'(감독 샘 레이미)는 6,500만 년 전 공룡과의 사투를 그린 서바이벌 액션 영화로 주인공 밀스 역을 맡은 아담 드라이버와 코아 역을 맡은 아리나 그린블랫의 연기가 빛을 발하는 작품이다.


영화 '65' 스틸 /사진=소니 픽쳐스


아이를 잃은 후 조종사로 우주를 떠돌던 아빠 밀스는 6,500만 년 전 공룡이 살던 시대의 지구에 불시착하지만 목숨을 끊으려던 차 유일한 탑승 생존자인 코아를 만나게 된다. 자신의 아이와 비슷한 모습을 지닌 그에게 점차 마음을 열게 된 그는 부모님을 잃어버린 코아의 모습을 안쓰럽게 여기고 코아만이라도 살리기 위한 위험한 여정을 시작한다.


'65'의 서사는 한국 영화로 치면 '아저씨'(2010)와 비슷하다. 원빈이 연기했던 태식이라는 인물처럼 아이를 잃은 후 삶의 의지가 없던 아버지가 자신의 자식과 비슷한 나이대의 아이를 만나 연대를 느끼는 형식이다. 분명 해외 영화를 봤는데도 한국 신파의 향기가 그윽한 것은 착각인지 알 수 없지만 그만큼 부성애 연기가 절절하다.


영화 '65' 스틸 /사진=소니 픽쳐스


'65'가 가장 잘한 일은 아담 드라이버의 캐스팅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그가 보여주는 흡입력은 압도적이다. 그의 얼굴만이 등장하는 클로즈업 샷에서는 밀스가 느끼는 감정이 생생히 느껴진다. 더불어 뛰고, 구르고, 빠지고, 넘어지는 등 서바이벌 액션 작품에 참여하면서 보여줄 수 있는 그야말로 생고생을 스크린에 모두 담아냈다. 특히 늪에 빠지는 장면은 연출인 것을 알지만 함께 힘든 감정마저 들게 만든다.


물론, 서사의 구성이 단조롭고 예상되는 결말에 있어서 탄식이 나오는 순간은 아쉬운 부분이다. 서로가 쓰는 언어가 다르다는 기본 설정에서 나온 연출인 것은 알지만 대사 자체가 유연하지 않고 두 인물이 소통하는 매개체가 명확하지 않은 부분도 안타깝다. 더불어 점프 스케어(큰 소리와 함께 영상을 변환시켜 관객들을 무섭게 하는 연출)의 향연이라고 보면 될 정도로 깜짝 놀랄만한 구간이 무성하니 심약자에겐 다소 힘든 영화가 될 수 있다.


*이 글은 서울경제스타 페이지에 발행된 글입니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29OD45GGH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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