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이미지 정치

위선의 필요성과 부작용에 관하여

by 임지성의 생각



제도권 정치에서든, 생활 정치에서든 '이미지 정치'는 꼭 필요한 장치이다.

모든 인간은 잠재적으로, 그리고 부분적으로 타인과 공동체에 대하여 이롭거나 해롭다.

그렇기에 잔혹할 정도로 철저한 도덕적 평가는 결과적으로 모든 인간을 위선자로 만들어 허무주의로 귀결된다.


하지만 제도권 정치에서든, 생활 정치에서든 '이미지 정치'는 꼭 필요한 장치이다.

'위선'이라는 문법이라도 있어야, '해로운 것들'이 공공연한 문화로 유포되는 것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위선의 문화'는 풍선 효과처럼, '해로운 것들'을 음지로 밀어내게 만든다.

그렇게 해로운 것들을 전부 물 밑으로 밀어내고 나면 결국, 주객은 전도된다.

그나마의 '위선의 문화'라도 유지하려면, 은폐된 것들을 감시하거나 폭로하는 '견제 수단'으로서의 하위 문화가 필요하다.


모든 것은 의지의 대결이다. '정치적이지 않은 영역', '철저히 솔직할 수 있는 영역'이라는 것은 애초부터 없다.

존재하는 것은 '이롭거나 해로운 방식과 크기', '강자와 '약자', 그리고 그들의 '강점과 약점'일 뿐이다.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부작용을 해소하거나 방지하거나 약화시키는 '장치'를 설계하고 다듬는 조치다.

약자들을 주변부화하는 문화는 다른 부작용을 낳는다는 측면에서 (결국) 나쁘다.

직접 뭉쳐 싸우는 약자들의 지, 약자들도 위해주고 싸워주는 이들의 존재감, 자신의 강점을 극대화하고 약점을 극복하거나 활용하는 지혜. 필요한 것은 이런 것들이다.


모든 것은 '의지의 대결'이며, 정치적이지 않은 영역이라는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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