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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anne May 14. 2019

잠비아 짐바브웨 보츠와나

Victoria falls and Octavango Delta

Victoria falls

아쉬운 마다가스카르를 뒤로 하고 원래의 투어 그룹과 합류하기 위해 다음 목적지인 빅토리아 폭포로 향했다. 빅토리아 폭포는 잠비아와 짐바브웨 경계에 위치하고 있는데 워낙 유명한 관광지이다 보니 공항에 한국인들도 심심찮게 보였다. 최대 낙차 108m로 세계에서 제일 길어서 작년에 다녀온 나이아가라 폭포를 현지 가이드는 베이비라고 부를 정도이다. 

우뢰같은 소리와 장대한 폭이 경외감까지 들게 한다.

여기서 TMI, 이곳에 도착했을 때가 생일이라 메리어트 직원인 친구찬스를 써서 좋은 호텔에 묵었다. 한달 반만에 처음으로 맛보는 스탠다드 호텔의 서비스 크흡... 

마다가스카르에서 빅토리아 폭포까지 비행기는 짐바브웨 쪽에 있는 곳으로 날아갔는데 예약한 숙소는 잠비아 쪽이어서 입국하자마자 국경을 넘는 삽질을 시작으로 두 국가를 왔다리 갔다리 거듭하며 여권에 도장을 지저분하게 찍게 된다. 이럴 줄 알고 내 Kasa visa로 받아놔서 비자 비용은 문제 없었지만 택시로 국경을 넘을 수 없어 짐바브웨 공항에서 국경 검문소로, 다시 잠비아 검문소에서 호텔로 택시를 갈아타며 이동했는데 이런 일이 흔한건지 택시 기사들끼리 통화하더니 알아서 이동편을 연결 해준다. 잠비아쪽에서는 항상 내가 차에서 내릴 필요 없이 기사가 여권 가져가서 알아서 immigration에서 도장찍고 다 해주는데 불안하면서도 특별한 이상한 기분이었다.  

Protea hotel by Marriott, 이 브랜드는 아프리카에만 있는 듯

유명 관광지 답게 여행자들이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가 많았다. 하루 푹 쉰 뒤 제일 처음 참여한 것은 선셋 크루즈. 잠베지 강 사파리와 노을 풍경을 즐길 수 있는 상품인데 작은 보트로 강가의 생물들에 더 근접해서 볼 수 있고 음료와 스낵이 포함되어 있는 점이 맘에 들었다.

구름이 많아서 노을을 잘 볼 수 있을지 걱정함
악어 대/중/소
여기도 흉폭한 하마들
생각보다 저 심플한 다과가 넘 맛있는데다 참여자가 나 포함 3명 뿐이어서 본의아니게 과식함
생각보다 오래 걸린 식사를 끝내고 급히 달려간 노을. 봐도 봐도 질리지가 않네.


빅토리아 폭포에 왔으니 폭포를 봐야지. 국경에 위치하여 양국에서 볼 수 있는 느낌이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양쪽에서 다 봐줘야 한다. 짐바브웨에서는 폭포의 여러 뷰포인트를 잘 가꾸어진 트레일을 따라 걸으며 조망할 수 있고 잠비아에서는 좀더 가까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둘 중에 하나만 가야 한다면 아무래도 짐바브웨가 더 낫다. 잠비아는 너무 가까워서 미스트가 거의 비처럼 쏟아지기 때문에 눈을 뜨기도 어렵다. 이 폭포 덕분에 주변과는 다른 열대 우림이 폭포 주변에만 형성된 것도 신기했다. 

짐바브웨쪽에서 바라본 빅토리아 폭포
잠비아 쪽에서 바라본 빅토리아 폭포
두 국가를 연결하는 다리
말을 타고 사파리. 너무 더워서인지 동물들은 많이 보지 못했다. 그래도 한국보다 승마비용이 훨씬 저렴하니 추천
철도 박물관. 철덕이라면 추천




폭포와 잠베지강 골짜기 뷰가 아름답다 하여 찾아간 wild horizons lookout cafe...그러나 작년 화재로 소실되었다고 한다. 
그래도 뷰는 충분히 멋짐


시내 풍경

길거리에 품바가 걍 막 돌아다니고.
현지인처럼 머리도 땋아 봤다. 한땀한땀 땋고 나니 센 언니가 되어 아무도 시비걸지 않아 편했는데 머리가 너무 당겨서 바로 풀었다.  
요긴 숙소 근처 너무너무 맛있었던 카펜데 이름이 생각이 안나네 ㅠ 
마지막 액티비티는 앤틱 기차를 타고 국경을 넘으며 5코스 만찬을 즐길 수 있는 상품. 비쌌지만 재밌었다.  
얼마만에 먹어보는 코스밀이냐고

관광객으로써는 이전 여행지에 비해 호화롭게 즐기고 왔지만 사실 짐바브웨 사람들은 너무 힘들어 보였다. 틈만 나면 나에게 다가와 아무도 사고 싶지 않은 공예품을 팔려고 들거나 관심없다고 하면 아프리카 남자친구 필요없냐며 제발 한국으로 데려가달라고 하는 사람들뿐이었다. (물론 나에게 니하오라고 하는 놈들은 상대로 하지 않음. 근데 너무 많아 ㅠㅠ) 구걸하는 모자에게 먹고 남아 포장해온 피자를 전부 주기도 했고 인플레이션이 심할 때 사용하던 50억짜리 예전 화폐를 미화 2달러쯤에 사주기도 했다. 어느 나라에서, 어느 정권에서 태어나느냐에 따라 행복이 이렇게 달라진다는 점에 화가 났다. 내 코가 석자라 뭘 어떻게 도와야 하는지 몰라 답답하고 아직도 해답을 찾지 못한 채 나도 앞으로만 나아가고 있지만 이런 무거운 마음때문에 마냥 즐기기만 할 수는 없었다.


Octavango Delta, Botswana

다시 합류한 그룹과 트럭을 타고 국경을 넘어 향한 곳은 보츠와나. 이 시점에는 약간 동물과 사파리에 물려서 국경 근처에 위치한 도시인 Kasane에서는 옵션 사파리투어에 참여하지 않았다. 남부 아프리카에 속하는 이곳 보츠와나로부터 나미비아, 남아공에 이르기까지는 그동안 거쳐온 나라들에 비해 훨씬 서구화 된 시설과 생활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사실 텐트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지 않아 거의 매일 업그레이드를 했더니 동아프리카에서 $30~40이면 할 수 있던 업그레이드가 여기서는 막 $100이 넘어가기 일쑤였다. 프렌차이즈 Shoprite, Spar, Hungry Lion, Nandos 등이 들어와 있어 편리했고 심지어 호텔 바에서는 BTS노래도 들려왔다. 

옥타방고 델타는 우기에 내린 빗물이 고여 생성된 습지인데 대부분이 건조한 모래지형이라 바닥의 지하수로 빠지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하마들이 단단하게 다져놓은 길 덕분에 이렇게 물이 땅으로 스며들지 않고 습지를 유지한다고 한다. 물론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습지는 계속 줄어들고 변하고 있어 주민들의 걱정이 심각했다. 이곳 원주민들은 부시맨의 후손으로 모코로라는 배를 이용해 이동하는데 이 배를 이용해 관광객들과 에코캠프를 하면서 생계를 유지한다고 한다. (그래서 팁 욕심이 좀 과했음) 

에코 캠프라 하면 예상하겠지만 이 곳은 그동안의 에코캠프보다 훨씬 더 환경친화적이다. 즉 구덩이를 파고 볼일을 본뒤 흙으로 덮어야 하고 화학약품을 쓸 수 없어 샤워를 하는 대신 수영을 했다. 모든 쓰레기는 캠프에서 돌아오는 길에 다시 외부로 챙겨 나왔다. 영국의 해리 왕자가 매건 마클한테 청혼할 때 왔던 곳이라는데 그들은 에코캠프를 하진 않았겠지... 암튼 그만큼 아름답고 환경이 잘 보존된 곳이었다. 

사파리 역시 차 없이 걸어서 하게 된다. 날이 너무 뜨거울 땐 아무것도 볼 수 없어서 해가 넘어갈 5시쯤이나 아침 일찍 walking safari를 하고 캠프로 돌아오면 뜨거운 햇살을 피하기 위해 수영을 하러 갔다가 밥을 먹고 멍때리는 3일이 계속 되었다. 물론 휴대폰 신호는 전혀 잡히지 않는다. 약 20여년 전만 해도 사냥이 합법이었기 때문에 동물들은 사람들을 극도로 경계하며 절대 다가오지 않았다. 




나의 캠프 파트너 네덜란드에서 온 Mary, 모친과 비슷한 나인데 네덜란드에서 태어나니 이렇게 혼자 여행도 다니고 의료봉사도 다니고...
마지막날은 캠프파이어와 함께 부족의 전통 노래와 춤을 즐기며 마무리

이렇게 3일간의 델타 에코캠프를 마무리하고 다음 목적지인 나미비아로 다시 여행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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