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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제 Jun 21. 2024

공모전 도전기

5월 24일 금요일 

세 번째 공모전 챌린지가 시작다. 수업 끝난 뒤 뜬 마음으로 필요한 재료 찾아 구매했다. 


5월 25일 토요일

전지는 처음인데 생각보다 큰 글씨가 잘 나온다. 앞서 도전한 공모전의 힘인가, 이렇게 쓰면 금세 완성하겠다며 조금 더 써보는데... 이상하다. 한 글자씩 보면 좋은데 전체로 보니 유치원생 글씨 같다.


5월 27일 월요일

종일 수업 후 공방에 도착했다. 아이들에게 시달려 집에 가고 싶지만 오늘은 꼭 한 장 완성해야지. 정신 차리니 밤 8시. 오늘도 종이 낭비만 했다.


5월 28일 화요일

머릿속 구도는 완벽하다. 근데 왜 출력이 안되지?

손과 머리가 너무 따로 논다. 밥부터 먹어야겠다.


6월 1일 토요일

오전 10시 공방 도착. 종일 연습하면 한 개는 나오겠지 생각했는데 쓰면 쓸수록 이상해진다.

조급해진 마음 달래려 커피와 초콜릿을 때려 넣었다.

밤 10시. 실패. 카페인 각성효과 누가 말했냐 나와.


6월 4일 화요일

혼자 하다간 안 되겠다 공모전 챌린지 선생님 괴롭혀 구도 완성 해결! 이젠 진짜 나만 잘하면 된다. 힘내자 아자아자 화이팅!


6월 6일 목요일

오늘은 공휴일. 시간은 충분하다. 연습한 글귀에 배경 작업 후 포인트 그림까지 어 미리보기 완성. 여전히 머리와 손은 따로 놀지만 글씨 크기와 정렬이  안정되었다. 처음으로 진전 있어 뿌듯하다.


6월 9일 일요일

12시, 놀자는 남편을 뒤로하고 공방에 출근했다.

오늘은 꼭 완성하리라 다짐했건만... 쓰고 나니 수정할 게 너무 많다. 래도 오늘 쓴 종이는 쓰레기통 대신 배경 연습까지 했다. 벌써 저녁 8시 퇴근해야지.


6월 10일 월요일

휴강일이라 시간이 여유롭다. 오전 10시 공방 도착. 오늘 1개는 완성하지 않을까 기대하며 작업 시작, 몇 번 을 뿐인데 벌써 오후라고? 마음이 조급해진다. 저녁 약속 전 완성하고 싶은 욕심에 무리하다 선지 찢어먹었다 으앜! 아직 저에겐 한 장의 글씨가...! 아이구 저녁 약속 시간이네 퇴근해야겠다.


6월 11일 화요일

어제 미완성하고 간 작품이 눈에 아른거려 서둘러 출근했다. 찢어먹종이는 정리하고 남은 종이는 배경 채색 후 옥상에다 말렸다. 좀 있다 만나자! 오후에 걷으러 가니 안 보인다. 두리번거리며 찾으니 날아가서 구석탱이 처박혀있다. 화선지는 왜 이렇게 약할까, 이번 주말지 할 수 있을까? 괜히 욕심부렸나... 기분이 울적하다.


6월 13일 목요일

퇴근 후 들린 공방. 작업책상 세팅 후 쓰기 시작하는데 이게 무슨 글씨지, 큰일 났다 원점이다. 울고 싶다.


6월 14일 금요일

이번주 수업 다 끝냈다. 남편에게 주말 모두 공모전 준비한다 말했다. 시간도 여유도 OK. 나만 잘하면 된다. 어제 쓴 글씨보 한숨 한 번 쉰 뒤, 카카오 72% 한 통과 아이스커피 벤티사이즈 준비했다.

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어디  번 해보자.

밤 9시 챌린지 선생님 괴롭히며 얻어 낸 가로정렬. 으아!! 드디어 1개 완성!  세로정렬은 여전히 어렵지만 희망이 보인다. 파스 교체하고 퇴근해야징


6월 15일 토요일

오전 9시 뿌듯한 마음으로 공방 출근. 어제 작업한 화선지 보니 아이쿠.. 행간이 안 맞네. 괜찮아 다시 쓰면 되지. 쓰고 또 쓰고. 아 뭐 했다고 오후야. 오전 내내 숙였던 허리 펴고 스트레칭 한 뒤 다시 시작! 오늘 꼭 배경까지 끝내야 한다. 밤 8시 이러다 허리가 없어질 것 같다. 딱 한 번만 아니 두 번만 더 쓰고 가자.


6월 16일 일요일

어제 물들인 작품지 펼치는데 안돼! 그만 찢어져 제발. 장인 정신으로 1cm씩 조심히 펼쳤다. 찢어진 부분들이 눈에 띄지 않는다 다행이다. 잠시 옆으로 밀어 두고 세로정렬 배경 시작. 포인트 그림 넣고 말리고 배경 채색하고 말리고 .. 잠깐. 거꾸로 채색했다. 큰일 났다. 그동안 노력이 물거품 되는 순간, 3초 정지. 아냐 살릴 수 있어. 일단.. 청소부터 할까? 바닥 쓸고 닦고, 쓰레기통 비우고 청소 끝내고 다시 봐도 막막하다. 버리려던 때 선생님 도움으로 구사일생! 으아 선생님 감사합니다!! 마음 다잡고 마무리 작업. 이젠 진짜 끝났다!


6월 17일 월요일

오전 수업 후 공방 도착. 어제 수습한 부분들 한번 더 확인하고 조심히 포장해 작품 발송! 시원섭섭하다.


6월 20일 목요일

함께 준비한 선생님들과 작품 공유 및 설명회를 ZOOM으로 이야기 나눴다. 이번엔 떨지 않고 생각한 대로 차근차근 이야기해야지. 다들 너무 멋지다 네 번째 공모전은 더 분발해야겠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thanks to 남편

욕심으로 시작한 공모전인데 응원해 주고, 3주 동안 집안일부터 식사까지 모두 챙겨줘서 고마워. 주말 내내 혼자 보내느라 고생 많았어. 앞으로 (네 번째 공모전 전까진) 재밌는 시간 많이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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