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앞을 나오니 습도 높은 찜통더위에 벌써부터 회사가 가기 싫어진다. 남들은 지금 여름휴가를 가는데, 올여름엔 일이 많아서 휴가 가긴 틀렸다. 가을이나 연말이 되어야 갈 수 있을 듯하다. 차가 고장 나서 수리를 맡겨 오랜만에 지하철 타고 출근하는데, 출근길 지하철에는 사람들이 꽉 차서 숨 쉬기도 힘들다. 아 짜친다. 지하철 역에서 나와 회사까지 가는 길이 오늘따라 힘들고 멀다.
회사에 출근하니 아침부터 상사가 나를 쫀다. 함께 일하는 동료와 후배들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일의 강도와 스트레스에 비해 받는 월급도 적다. 언제까지 이런 직장인 생활을 해야 하나? 임원 되려면 아직 4~5년 더 남았는데, 그동안 뼈를 갈아야 할 텐데 가능할까? 요즘 회사에서 연말에 명퇴 프로그램 한다는 이야기 나오던데, 차라리 명퇴금 받고 회사 나갈까? 회사 다니기 싫다.
이제 겨우 강남 준신축 34평 하나 가지고 있는데, 반포동에 신축 가진 사람들과 차이가 점점 벌어진다. 지금 상황에서 반포로 가긴 어렵고, 반포 사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다. 우리 아이들 인서울 대학교 정도밖에 들어가지 못할 듯한데, 공부 더 하라고 퇴근해서 혼 좀 내어야겠다. 내 인생 왜 이렇게 잘 풀리지 않는가? 불만이다.
좀 과장되었다고 생각하겠지만 실제 주위에 이런 사람들 많다. 자 이제 늘작가 실제 상황으로 이야기해 보겠다.
늘작가
집 앞을 나오니 습도 높은 찜통더위이다. 아 얼렁 회사에 가고 싶다. 집에서 에어컨 틀면 전기세 많이 들고 회사보다 시원하지 않은데, 회사 가면 개꿀이다. 올여름에는 일이 많아 휴가를 못 가니 더 좋다. 남들이 휴가 가지 않는 가을이나 겨울에 저렴하게 다녀오자. 요즘 지하철 엄청 좋아졌다. 사림이 이렇게 많은데, 냉방이 잘 되어서 집보다 더 시원하다. 지하철 역에서 나와 회사까지 가는 길, 이 나이에 출근할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회사에 출근하여 일 처리하는데, 후배 본부장이 나를 선배가 아니라 하찮은 팀원으로 함부로 대한다. 부탁한 일도 빨리 해주지 않고. 뭐, Don't care. 너 평생 이 회사 다닐 줄 알지? 그래 너 그렇게 살다가 한번 짤려봐라. 나의 연봉은 임금피크제로 매년 -5%씩 임금 줄어들고 있지만, 이게 어디냐? 이 회사 나가면 지금 받는 월급 50%도 못 받는다. 늘~ 회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니자.
지금 양재천변 썩다리 아파트 한 채 가지고 있는데, 물론 반포동에 비하면 비교가 되지 않겠지만 이게 어디냐? 흙수저에서 아무런 도움 없이 여기까지 온 게 어디냐? 강남아파트 몸테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이다. 우리 아이들 건강하게 이렇게 성장해 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자랑스럽다. 지금 내 모습, 이 순간에 감사하면서 겸손하게 살아야겠다.
직장인 A 씨와 늘작가가 이렇게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가장 큰 이유가 무엇일까?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늘작가는 지금 본인의 모습, 가지고 있는 자산 그리고 지금 이 순간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있기 때문이다. 반면 직장인 A씨는 늘작가보다 오히려 더 좋은 환경인데도, 매사 불만을 가지고 살기 때문이다.
행복한 사람과 행복하지 않은 사람의 가장 큰 차이점은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느냐 아니냐이다.
감사 (출처 : 모름)
나는 아침에 눈을 뜨면,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를 드린다. 아침 이부자리 개고 거울을 보면서 '늘작가 너 때문에 이렇게 잘 살아서 너무 고맙다'라고 인사하고, 웃음을 지으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매주 월요일 아침에는 이렇게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적어 올릴 수 있음에 또 감사한다.
내가 과거에도 항상 이랬는가? 노노. 아니다. 세상에 불만에 많고, 지금 내 모습과 가정환경에 불만을 가지고, 다니는 회사에도 만족하지 않았는 루저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 때는 모든 일이 잘 풀리지 않고 꼬여만 갔었다. 어느 날부터 지금 이 순간, 나 자신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니, 좋은 일이 많이 생기더라.
지금 사는 것이 기쁘지 않고 불만인 분. 지금 이 순간 회사 출근 길이 짜증 나고 싫은 분. 지금 일이 풀리지 않고 꼬여가는 분들. 이번 여름휴가 기간에 꼭 한번 지금 살고 있는 도시에게 거주 환경이 열악한 동네에 가보시길 바란다.
서울의 경우 종로3가역 (주)피카디리극장 뒤쪽 돈의동 쪽방촌, 창신동/성북동 달동네, 서울역 노숙자 지하도, 영등포 시장 쪽방촌, 개포동 구룡마을 등등. 그런 곳에 한번 가보면 지금 우리가 얼마나 잘 살고 있는지 뼛속 깊게 느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가진 것, 지금 이 순간 감사'하는 마음이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