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세상에 보여주기
" 나 브런치 작가야."
친구 명화의 말에 나도 잊고 있었던게 떠올랐다.
" 어, 나도 브런치 작가 해놓긴 했었어. 너무 오래전이긴하다."
상담 선생님 지인분은 작가님한테 글쓰기 지도 받고 열 번도 더 도전하고서야 브런치작가가 되었다는데....난 너무나도 쉽게 브런치 작가가 되버려서 브런치 작가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지 못하고 글하나 올린 채 8년여의 긴 시간을 방치했다.
미루고 미룬 글쓰기를 이제서야 시작해본다. (이렇게라도 첫 글을 써야 다음 글도 써질듯하여 엉망인 글일지라도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내 오랜 소망인 작가의 꿈을 이루지 못한다고 해도 좋으니 세상에 나를 드러내 보고 싶었다. 어린 시절부터 글을 쓰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던 듯하다. 내 안의 욕망과 갈증이 해소되는 느낌. 그 느낌이 좋아서 글을 쓰는듯. 그리고 글의 가치를 깨닫게 된 계기도 있었다.
8년전 브런치에 남겨두었던 글을 한 달 전에 읽게 되었는데 망치로 머리를 맞은듯한 충격을 받았다. 나는 8년전에도 지금과 같은 고민을 했었구나. 맞지도 않는 옷을 억지로 우겨넣고 언제까지 입고 있을텐가. 내가 최근 직장 때문에 했던 고민은 하루 이틀의 고민이 아니었고... 내가 그 일을 시작하면서부터 했던 고민인지도 모른다.
글 쓰고 나서 8년동안 나는 뭘 했지? 응. 나는 결혼을 했고 8살짜리 남자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있다. 내가 한 것은 그것. 그걸 하느라고 내 안의 나는 돌봐주지 못했다. 그렇다면 지금 이 직장에 계속 머무르게 된다면 5년 뒤, 10년 뒤 나는 만족할 것 같은가?? No! 난 아마도 같은 생각으로 방황 할 것이다. 이 생각으로 한 달 동안 괴로웠고 고민했고 아팠다. 마음의 병은 몸으로 오더라.
그만두기엔 남들은 아깝다고 하는 직장. 요즘은 많이 뽑지도 않아서 들어가기도 힘든 직장. 그렇지만 나에게는 너무나도 힘들고 괴로운...... 그렇다면 그만 두는게 맞는게 아닐까? 남들의 기준이 내 행복은 아니니까 말이다. 계속 이렇게 살다간 내가 없어질 것 같다. 아파서 병들면 그따위가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정신적인 스트레스로 온몸이 아프고 잠도 못자는 것도 경험했지 않은가. 내가 2015년도에 브런치 남겨놓은 글 덕분에 내가 그때 어떤 생각을 하고 살았었는지 알게 되었다. 그 글 하나가 잔잔한 호수 같던 내 일상을 뒤집어 놨다. 그렇지만 감사하다. 이대로 산다면 죽을 때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는가? 2015년도에 나에게 했던 질문을 다시금 던져본다. 아니, 난 후회할 것 같다. 한번뿐인 인생이잖은가.
난 그 글 덕분에 결심했다. 몇 년 뒤 퇴직하기로... 대신 그냥 퇴직할 수 는 없으니 준비기간을 가져야겠다. 일을 쉬는 동안 뭐라도 열심히 해보려한다. 경매공부, 독서모임, 글쓰기 모임, 브런치 및 블로그 글쓰기. 일단 나의 목표는 여기까지이다. 노력하다보면 길이 보이겠지??? 나는 조기은퇴를 할 것이고 이 글이 훗날 나의 길을 따라오는 자들에게 디딤돌이 되어 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그 날까지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