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는 시작이 아주 쉬운 부류의 사람이다. 못먹어도 고라는 정신으로 일을 벌이고 수습을 못해서 그렇지 시작은 아주 잘한다. 지금도 11월 1일인데 말일까지 주중에 1~2개의 약속은 잡아놓고 시작하는 시작이 아주 쉬운 사람이다.
반대로 우리집의 낭군님은 시작이 아주 아주 어려운 사람이다.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는 사고와 행동을 하기까지는 자기의 확신이 있어야 움직이는 신중한 사람인 것이다. 이런 두사람이 만나서 자녀를 둘 낳았는데, 신기하게도 큰아이는 아빠를 , 둘째는 나를 빼닮았다.
큰아이는 무엇을 하던간에 시작이 너무 어려운 아이라, 새로운 것을 시도 하는것도 오래 걸리고, 그것을 시작했다 한들 적응하는데도 오래 걸린다. 반대로 작은 아이는 시작이 너무 쉽다. 나 저거할래, 이거할래 해서 무조건 시도해 본다. 이런 아이들의 성향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시작이 어려운 아이는 , 시동 걸리기가 어렵지만, 일단 시작하면 끝까지 한다. 특히나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서는 더 그런 듯 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로봇과학은 4년째 하고 있는데도 질리지가 않는지, 고학년이 되면 다들 그만두는데도 혼자서 열심히 한다. 반면 시작이 쉬운 아이는 시도는 잘 하지만, 오래가지가 못한다. 겁이 없어 이거저거 다 시도함에도 불구하고 오래 하지를 못하니, 실력이 늘 새가 없다. 실력이 늘려고 하면 금방 정신이 다른데에 가있으니 말이다.
그럼 앞으로 아이들이 살아갈 시대에는 어떤 정신이 더 살기 편할까? 아마 완벽을 추구하느라 기다리는 사람보다, 그래도 어쨌든 고를 외치는 사람들이 더 적응하고 잘 살지 않을까 싶다.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살아내야 하는 우리 아이들. 저성장 시대를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전세계의 사람들은 나름의 방법을 추구 하고 있지만, 양적성장의 한계가 보이는 지금즈음에, 세계적인 양극화의 세계에서 살아남으려면 그래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변화를 시도해 보는 사람들이 더 승부수가 있지 않을까 싶다.
남편과 아이를 보면서, 조심스런 성향이라 그런가 보다 했는데, 자신이 경험해 보지 않은것에 대해서는 실패를 할까봐 두려워 한다는걸 알게 되었다. 자신의 경험치는 한계가 있는데, 그걸 벗어나는 행동범위를 추구하지 못하는거다. 이런 요인은 마음속으로부터 오는 것 같다.
마음이 단단하지 못해서, 불안하고, 그 불안한 마음에 안전한 곳에서만 머무르려는 습성이 자신을 옭아매는 것이다. 마음이 단단한 사람은 부딪히고 깨져도 시도할수 있는 힘이 있다.
이런 단단한 마음은 어디에서 얻을수 있을까? 그건 부모님으로부터 받는다고 생각한다. 나의 부모님은 실패해도 괜찮아 이런 마음을 어린 내게 심어줬고, 이런 마음이 성공하지 못해도 괜찮다는 마음을 허용을 해준 것이다. 내 자신에게. 나의 한계를 한정짓기에 시도하지 못하는 여린 마음. 그걸 깰수 있는 것은 부모님의 믿어주는 마음. 시도해 볼수 있게 써포트 해주는 넓은 아량의 마음. 그것이 아이를 잘 키우는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용성 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