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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지코인에 물려 N천만 원 손실 본 썰 풉니다.

직장인이 코인에 물려 N천만 원 손실 보는 과정

by 애지

직장인이 코인에 물려 N천만 원 손실 보는 과정


몇 년 전입니다. 엄마와 데이트를 하기로 해서 퇴근 후 신세계강남을 갔어요. 저녁식사를 위해 이탈리안 피자집에 도착했습니다. 메뉴를 고르고 코인 어플을 켜고 도지코인 매매를 하기 시작했어요. 메뉴 주문 후 매수하고 메뉴가 나온 사이 2백만 원의 수익 실현을 하고 매도했습니다. 그런 시절이었습니다.



손실 볼 때까지 끝나지 않는, 무한굴레


코인에서 이익을 보고 나올 수는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익을 실현하면 더 벌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또 매수하고 팔고를 끊임없이 반복하게 되니까요. 수익을 보고 뒤도 안 돌아보고 탁 손을 털고 다시 기다린 분이 있다면... 정말 대단하십니다.


몇 분만에 몇 백만 원을 익절 하는 경험을 하다 보면 판단력이 흐려지고 내 앞에는 장밋빛 미래만 펼쳐질 것 같고 나의 잔고는 계속 불어날 것만 같은 환상에 흠뻑 젖게 됩니다. 이렇게 돈 벌기가 쉬운데 회사는 뭐 하러 가나 집에서 전업투자하면 훨씬 부자 될 텐데라는 생각까지 다다르죠.



SNL에 출연해 망언한 일론 머스크


그날은 미국 SNL 프로그램에 일론 머스크가 출연하는 날이었습니다. 도지코인 숭배자들은 모두 설레는 마음으로 코인 투자로 부자가 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티브이 앞에 앉았을 거예요. 저와 엄마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햇살이 따듯하게 비추던 그날, 미국 SNL 프로그램을 실시간을 바라보며 그전에 투자한 나의 자금이 오르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런데 일론 머스크가 대폭탄 발언을 하고 맙니다. 항상 예상치 못한 행보로 테슬라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오너라는 말을 듣는 사람답게 말이죠. 진행자가 말했습니다. 코인에 대한 불안감을 조장하는 일론 머스크의 한 마디가 입 밖으로 나옴과 동시에 실시간으로 도지코인은 나이지리아의 낭떠러지 폭포처럼 붙잡을 새도 없이 하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짜 만화의 한 장면처럼 저의 아래턱은 밑으로 쭉 벌어져 그저 그 상황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2021년 5월 역대급 고점에서 저는 단단히 물려버리고 말았습니다.


포기하지 않아...!


벌써 4년이나 지났네요. 애써 현실을 외면하고 살아왔는데 벌써 4년이나 지났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저렇게 높은 곳에 있으니 떨어질 건 생각도 못하고 계속 하늘만 바라봤나 봅니다. 도지코인은 현재 -58%입니다. 혹시 저처럼 도지코인에 세게 물린 분 계신지 궁금하네요. 저만 있는 건지. 물론 그분들을 발판 삼아 제 마음을 위로하려는 심산은 아닙니다. 함께 동병상련을 느끼며 함께 언젠가 탈출할 그날을 희망차게 그려보려 합니다.


'투자자들이 계좌 수익율 인증을 넘어 퇴사를 고민하면 그 때가 버블이다'라는 말이 떠오르네요. 그 버블 나만 몰랐네.


도지코인 탈출하는 날이 오면 일부는 미국주식에 투자하고 일부로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데 사용하고 싶습니다. 가족들과 크루즈 여행도 가고 좋은 선물도 해주고, 쇼핑도 마음껏 하고 친한 친구들에게 맛있는 식사도 사면서요.


머스크형. 형만 믿어요.


저의 계속되는 코인,미국주식 투자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구독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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