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두가 역아라니.
오늘은 34주 차를 맞아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갔습니다. 호두 정기검진을 가는 날은 매우 설레면서도 긴장되는 날이에요. 특히, 오늘은 더욱 긴장되었습니다. 2주 전 검진에서 호두가 역아로 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에요. 머리가 아래 방향으로 향해 있는 것이 정상적으로 자연분만을 할 수 있는 태아의 자세인데, 호두가 머리를 위로 향하도록 똑바로 앉아있던 것입니다.
자연분만을 향해
저는 자연분만을 지향하고 있어서 평소 임산부 요가에 매일 저녁 산책까지 30분 이상 꾸준히 하고 있는데요. 그런 저에게 역아라니. 처음 소식을 듣고는 많이 놀랐었습니다. 그 뒤로 담당 의사 선생님이 알려주신 고양이 자세를 아침, 저녁으로 열심히 했어요.
남편은 배 마사지를 해줄 때마다 열심히 배를 돌리는 제스처를 취하면서 호두에게 말했습니다. "호두야, 얼른 다시 정상 자세로 돌아오렴." 하지만 여전히 자궁 아래쪽에서 크게 느껴지는 태동과 배 위 양쪽에서 같이 느껴지는 태동을 보며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어요.
돌아온 호두!
그런데 오늘! 호두가 다시 머리 방향을 아래로 향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너무 기뻐서 꺅! 하고 소리를 질렀어요. 지난번에는 탯줄도 목에 한 번 감고 있다고 해서 걱정이 많았는데, 이번에 정상으로 돌면서 탯줄도 깔끔하게 풀었더라고요.
호두가 정말 기특하고 고마웠습니다. 낮에 엄마, 남편과 이케아 쇼핑을 하고 와서 평소라면 매우 피곤했을 컨디션인데요. 호두가 다시 돌아왔다는 소식에 저녁 공원 산책을 하며 콧노래가 절로 나왔습니다.
남편과 호두와 함께
앞으로도 어떤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마다 남편과 함께 손을 잡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려 합니다. 그 길에 이제 호두도 곧 함께 하겠지요. 정말 기대되고 설레는 길이 될 것 같습니다.
호두야!
오늘 기쁜 소식 들려줘서 고마워. 애써준 호두가 참 기특하다. 앞으로도 우리 어떤 일 앞에서도 함께 잘 나아가보자. 엄마, 아빠가 항상 호두 곁에 있을게.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