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버린 것들
그림을 그리려는데 그동안 써 오던 붓 끝이 무뎌 저 좀처럼 매끈하게 모아지질 않는다. 여분의 붓을 미리 좀 사둘 걸 하는 후회와 함께 다시 붓 끝을 모아보려 했지만 삐죽삐죽 방향을 틀어버린 녀석들은 좀처럼 하나로 모아지질 않았다. 이미 변해버린 것이다. 변해버린 것은 아무리 애를 써봐도 결국 처음의 상태로 되돌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새것으로 교체하던가 지금의 상황에 새롭게 적응하던가 하는 선택의 문제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나는 새것으로 바꾸기로 마음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