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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지현 Sep 13. 2018

고요하고 온전하게 떨어지는 밤

고요하고 온전하게 떨어지는 밤


재활용 쓰레기를 버리는 날이다. 버릴 것이 많지 않아 다음 주로 미룰까 생각하다 귀찮음을 이겨내고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었다. 쌓아 놓으면 일주일 내내 그때 버릴 걸 하는 마음이 남아있을 거란 생각에 눕고 싶어 하는 마음을 일으켜 재활용 쓰레기를 분리수거함에 넣었다. 막상 밖에 나오니 밤공기가 좋아서 조금 걷기로 했다. 요즘 딱 걷기 좋은 날씨여서 인지 여기저기 동네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고 강아지를 산책 시키는 사람들도 꽤 많이 보였다. 잠시 개나 고양이를 키워볼까 생각하다 이내 접어서 마음 한켠에 넣어두었다. 어쩐지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아서.
종일 작업하며 어지럽게 가라앉아 들쑥날쑥했던 마음이 고요하고 온전하게 떨어지는 밤 사이를 걸으며 다시 평온해졌다.

미루지 않고 나오긱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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