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여행 #3
새로운 나라에 도착했을 때 빼먹지 않고 가는 곳이 바로 시장이다. 좁은 공간에서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가장 좋은 곳이기에.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들리지 않더라도 꼭 가보게 된다. 나는 거기서 사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고, 그들은 나를 신기하게 본다. 내가 누구인지 궁금해하고 무엇을 보는지 궁금해한다. 나는 그들이 무엇을 파는지 궁금해하고,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해한다. 그들은 내게 어디서 온 여행자인지를 묻고, 나는 그들이 무엇을 먹고 있는지 묻는다. 나는 그들의 언어를 하지 못하고, 그들은 나의 언어를 하지 못하지만, 우리는 충분히 통한다. 몇 개의 단어만 가지고도 충분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음이 신기하다.
반나절도 안 되는 시간 동안 시장의 이곳저곳을 쏘다니며 익숙한 것들, 그리고 낯선 것들을 구경했다. 그들도 그런 나를 구경했다. 그리고 시장을 나설 때쯤 되어서는 나의 존재가 온 시장에 퍼지게 되어, 내가 어디서 왔는지 묻는 택시기사 아저씨에게 내 입으로 설명하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나의 뒤를 따라 시장을 나오던 아저씨가 나를 대신하여 대답해 줬기에. 어찌 보면 서로에게 서로는 궁금한 대상이라 득실이 일치한다고나 할까?
내가 지나가고, 또 다른 여행자가 지나가고. 시간이 흘러 그들이 관광객들에게 익숙해진다면, 내가 느꼈던 지금의 매력이 바래 질 수도 있다. 지금 가지고 있는 그 순수한 모습이 언제까지나 남아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나도 아직 방법을 잘 알지는 못하겠으나, 우리가 그들의 모습 있는 그대로 변하지 않을 수 있게 해주고 싶다. 물론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게 하기 위해 그 나라의 발전을 막는 것은 폭력이다. 그러나 이미 어느 정도 발전한 국가가 그들의 모습 그대로를 잃지 않게 하는 것은 폭력이라 말할 수는 없지 않을까. 길 위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은 차치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 고민하다 밤이 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