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을 바라보는 우리의 모습

아제르바이잔 여행 #4

by 쪼꼬미닥

가장 나를 놀라게 하는 것, 설레게 하는 것은 평소 보지 못했던 풍경이다. 산이 많이 어디에서든 둘러보면 수평선을 보기 힘든 한국에서 자란 터라(아마 김해 평지에서 자랐다면 이야기가 달랐을 것이다) 직선으로 쭈욱 펼쳐진 수평선을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하다. 근데 만약에 사막이 그렇게 생겼다면? 초원이 끝없이 보인다면? 그보다 더 나를 설레고 가슴 뛰게 하는 것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셰키로 이동하는 길이 딱 그러했다. 큰 밴에 20명가량의 사람과 짐이 타고, 에어컨은 나오지 않아 창을 열고 달리는 쪄 죽을 것만 같은 상황에서도 내가 그 상황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창밖의 모습 때문이었다. 황금 빛 모래뿐인 언덕이 끝없이 보였고, 중간중간에는 석유가 퐁퐁퐁 솟아 나올 것 같은 유정이 보였다. 그렇게 수 시간을 달리니 아프리카 사바나의 모습은 이럴까 싶었던 광경이 나왔다. 크지 않은 나무들이 사막과 비슷한 색깔을 띤 땅에서 자라고 있었다. 무거운 눈꺼풀이 내려왔다 올라가길 몇 번 한 뒤에 보이는 풍경은 우리나라의 산과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중앙선을 맘대로 넘나들며 꼬불꼬불한 길을 오르락 내리락하는 몇 시간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평생 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마음껏 볼 수 있었다.


나에게는 익숙한 것들이 다른 이들에게는 신기한 것이고, 다른 이들에게 익숙한 것들이 나에게는 신기한 것이 된다. 세상에는 이처럼 상대적인 것들이 매우 많다. 풍경을 바라보는 것 마저 이렇게 상대적인데, 사람 사는 세상은 얼마나 다르게 보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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