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부른 일반화의 오류

아제르바이잔 여행 #5

by 쪼꼬미닥

무엇이든 잘 먹고, 어디서든 잘 자는 나. 이 두 조건을 가진 나는 여행을 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자부한다. 그동안 먹는 것이 입에 맞지 않아서 고생한 적 없었고, 웬만한 악조건이라고 생각될 수 있는 곳에서도 개의치 않고 잘 잤다. 이런 나에게도 이번 여행에서는 힘든 점이 한 가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양고기에서 난다고 하는 누린 내였다.


한국에서 양고기를 안 먹어봤던 것도 아니고, 어느 정도는 그 냄새에 익숙해졌었다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특정 음식을 먹으면 나는 냄새를 고수 향으로 오히려 덮어버리는 게 낫겠다 싶어 고수를 더 넣어 먹기도 했다. 이런 나의 고생을 알기라도 하는 듯, 친구네 아주머니가 내게 가져온 음식은 양고기! 양 누린 내가 덜 나는, 적어도 내게는 나지 않는 양고기가 들어간 돌마(dolma)였다. 다진 양고기를 토마토, 피망, 가지에 넣어서 조리를 하는 것인데 이들 3종류의 채소가 같이 다녀서인지 아제리를 직역하면 'three sisters'가 된다고 했다.


만약 아주머니가 이 음식을 맛볼 기회를 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아마 양고기는 입에 댈 것이 안 되는 음식으로 생각해버렸을 것이다. 평생 다시 입에 가져가 먹어보려는 시도는 하지 않은 채 나는 양고기를 먹지 않는 사람으로, 혹은 먹지 못하는 사람으로 간주하고 수많은 음식을 거절해버리지 않았을까? 몇 번의 경험만을 가지고 그 이후에 할 수 있는 경험들을 거부한 채 단정 짓는 행위는 과연 음식에만 행해지고 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