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인 사랑

아제르바이잔 여행 #6

by 쪼꼬미닥

언제부터인가 오래된 차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 자동차 10년 타기 캠페인을 했을 정도로 차를 자주 바꾸는 우리나라에서 수 십 년 된 자동차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새 차가 좋은 차라는 인식을 가진 곳에서 자랐고, 10년 이상된 차는 도로에서 보지도 못한 내게 쿠바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 있는 자동차는 신세계였다. 아 물론 구문물이지만 그만큼 새로웠다는 의미의 신세계. 사진 속에서 본 오래된 자동차는 처음 만들어졌을 때보다 더 예쁜 빛깔을 띠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 자동차를 본 다음 오래된 것이 더 예쁠 수 있구나 알게 되었다.


오래되었지만, 예쁜 빛깔을 띠고 있는 그 자동차를 보기 위해 쿠바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 내게 아제르바이잔은 천국과도 같은 곳이었다. 비록 국가는 석유로 많은 돈을 벌었지만, 자동차만큼은 아직 구소련 시대의 것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았다. 부유하지 않은 집들일수록 'LADA(소련 시대 소련의 자동차 브랜드)'를 타고 있었다. 그리고 내게도 이 라다라는 차를 탈 기회가 생겼다. 차 위에 궁색한 택시 표지판을 붙인 차가 승객을 태우려고 길에 서 있었기 때문이었다.


라다를 타 보니, 비탈길을 올라가는 것도 불안해 보였고, 과연 '너는 고속도로를 달릴 수 있을까 생각도 들었지만 고속도로가 많지 않고 꼬불꼬불한 길이 많은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너도 잘 살아남을 수 있겠구나' 싶었다. 한국에 있었더라면 큰길에서 쌩쌩 달리는 차들 사이에서 눈치 보며 가야 하고, 지나가던 꼬맹이들까지 쳐다보며 놀리겠지만, 이곳에서는 평범한 수많은 차들 중 한대일테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너를 한국으로 데려와서 이곳저곳을 함께 다니고 싶어 하는 것은 나만의 이기적인 욕심인 걸까. 너를 소유하고파 하는 나의 마음은 너를 위해 포기해야 하는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