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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본주늬 Oct 14. 2022

유소유 #41 아무리 투자 고수라도 두려움을 느낍니다

길고 깊은 하락장에서 투자 고수들이 멘탈을 잡는 3가지 훈련법

2020년 3월 1400대까지 내려간 코스피가 1년 3개월 동안 유례없는 속도로 상승했고, 2021년 6월 3300대까지 올라간 코스피가 1년 3개월 동안 유례없는 속도로 하락했다. '10만전자'를 목전에 두었던 삼성전자는 5만전자에서 헤매고 있고, 최근에는 대표적인 국민주였던 네이버와 카카오가 두들겨 맞고 있다. 솔직히 말해서 나도 이렇게까지 증시가 부진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도저히 반등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시장을 보면 마음이 답답하고 화가 나고, 두렵기까지 하다. 오늘은 아주 길고 깊은 하락장에서 투자 고수들이 멘탈을 잡는 3가지 훈련법을 알아보며, 언젠가는 다시 찾아올 상승장에서 누릴 투자의 결실을 상상해보자.



1. 감정을 인정함으로써 안정을 찾는다.


투자했던 종목이 반토막이 나고, 계좌가 새파래지는 것을 보면 마음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이때 경험이 얼마 없는 투자자들은 감정에 휘둘리고 압도당해서 눈물의 손절을 하거나 증권사 어플을 지워버린다. 그리고 경험이 조금 쌓인 투자자들은 감정을 무시하고 부인하면서 계획에 없던 강제 장기투자를 시작하거나 홀린듯이 물타기를 한다. 하지만 시장은 괜찮다며 가짜 웃음을 짓는 이들의 절규를 들어주지 않는다. 오히려 시장은 이들을 더 크게 내팽겨친다. 그리고 공포에 질린 투자자와 공포와 맞서 싸우려는 투자자가 모두 떠나간 후에야 시장은 반등한다. 따라서 투자를 잘하기 위해서는 감정에 휘둘려서도 안 되지만 감정을 무시해서도 안 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펀드매니저의 이미지는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것 같은 냉혈한이다. 하지만 현실 속의 펀드매니저는 우리와 같은 감정을 느끼는 사람에 불과하다. 실력이 훌륭한 펀드매니저, 또는 투자 고수들은 일반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두려움을 숨기지 않는다. 그리고 입으로는 무섭다고 말하지만 정작 매매 내역을 보면 이들의 손은 매수 버튼을 누르고 있다. 자신조차 팔고 싶은 정도로 두렵다면 일반인이 느끼는 공포는 더욱 심할 것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투자 고수는 팔고 싶을 때 사고, 사고 싶을 때 판다. 그리고 이렇게 감정을 역이용하기 위해서는 먼저 감정을 솔직하게 인정해야만 한다.



증시가 하루에 3% 이상 뚝뚝 떨어지는 피바다 같은 시장에서 우선 본인이 느끼는 감정을 인정하자. 그리고 주변 사람들에게도 두렵다고 얘기해도 괜찮다. 어쩌면 그들도 비슷한 처지에 있으면서 애써 감정을 무시하거나 부인하고 있을 수도 있다. 화가 날 때 안에서 삭히기보다 밖으로 꺼냄으로써 감정을 소화시키고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것처럼, 자산가치가 폭락하는 공포의 절정에서 주식을 팔고 싶다고 말함으로써 어리석은 투매를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감정을 솔직하게 드러내면 혼자서만 두려움을 느끼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고, 혼자가 아닌 여럿이라는 것을 알고 나면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 역사를 공부함으로써 믿음을 갖는다.


사실 감정을 인정하더라도 새파란 계좌를 보면 자본주의와 시장에 대한 믿음에 균열이 생겼을 수 있다. 투자를 할 때 가장 솔깃한 말은 'This time is different(이번에는 다르다)'이다. 저번에는 저물가와 고금리 시대였지만 이번에는 예전과 달리 고물가, 고금리 장세가 이어질 것이다. 게다가 이번에는 유례없는 전염병, 전쟁이 겹치면서 장기간 경기침체에 빠질 것이다. 아주 설득력 있지 않은가? 하지만 과거를 돌이켜보면 시장에는 수없이 많은 새로운 악재가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때마다 시장은 이번에는 다르다며 호들갑을 떨었다. 자본주의에서 악재는 배설작용과도 같다. 지금 시장은 호재를 너무 많이 먹어서 악재를 내보내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역사를 배우는 이유는 과거에 조상들이 해낸 업적에서 영감을 받고 그들이 저질렀던 실수에서 교훈을 얻기 위함이다. 대한민국이 탄생한 1945년 이후만 보더라도 주식 투자자들을 공포에 떨게 만든 뉴스는 셀 수 없이 많았다. 과장을 보태자면 하루에 하나 이상의 리스크는 끊임없이 만들어졌다. 즉, 리스크는 생기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세계 경제는 몇 차례의 큰 아픔을 겪었지만, 금융시장은 만성적인 리스크 스트레스를 겪었다. 이번에도 세계 경제는 아플지 모르지만 결국 아픈 것을 이겨내고 성장할 것이다. 만약 당신이 자본주의의 성장성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 지금 당장 주식을 모두 팔고 시장 하락에 베팅하는 게 옳다.



여전히 증시 폭락으로 인한 두려움을 떨쳐내지 못했다면 과거로 돌아가 역사를 공부해보자. 2020년 3월 코로나19 사태를 시작으로 2018년 미중 무역분쟁,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08년 미국 금융위기, 1997년 IMF 사태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글로벌 경제위기 때마다 시장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은 어떻게 움직였는지 공부하면 자본주의에 대한 믿음이 생길 것이다. 이번에 경제위기는 올 수도 있고 어쩌면 이미 왔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시장은 크고 작은 아픔을 겪으면서도 결국 다시 살아났고, 시장이 아플 때에도 떠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 믿음에 합당한 보상을 줬다는 점은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다.



3. 위기를 이겨냄으로써 용기를 얻는다.


아무리 역사를 공부하더라도 막상 경제위기 한복판에 있으면 용기가 생기지 않을 것이다. 투자의 대가들지치고 두려운 것은 매한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두려움을 이겨낸다. 치과 치료를 받아본 사람은 알겠지만 웬만한 통증에는 의사가 반응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프다고 손을 들면 '원래 아픈거예요'라며 치료를 계속 한다. , 우리가 느끼는 고통이 원래 이 정도는 아프다는 것을 투자 고수들은 알고 있다. 따라서 투자자의 길에 들어섰다면 어떻게 살아남는지보다 어떻게든 살아남는  중요하다. 투자가 아니더라도 위기를 이긴 적이 있는 사람들은 모두  것이다. 지나고 보면  일이 아니었다는 것임을 말이다.



사람마다 가지고 있는 트라우마가 있을 것이다. 트라우마를 유발하는 상황이나 요소를 피하기 마련이고 일반적으로는 그것이 일상을 살아가는  유리하다. 하지만 그것은 트라우마를 극복한 것이 아니라 잠시 회피한 것일 뿐이다. 정말로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결국 트라우마를 직면하는 수밖에 없다. 경제위기도 아무리 데이터를 많이 활용해서 예측하더라도 결국 피하지 못하고 맞을 수밖에 없다. 시장 폭락이 두려워서 어떠한 투자 액션도 하지 않는다면 액면가가 하락하는 리스크는 방어할  있겠지만 시장이 상승하고 투자한 사람이 부자가   상대적으로 가난해질  있는 상승 리스크를 안고 사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예측이 현실이 되어서 이미 시장 폭락을 경험하고 있는 지금은 버티는 게 최선일 수 있다. 차트를 보는 트레이더나 통찰력이 뛰어난 투자자라면 이렇게 시장이 폭락하는 와중에도 수익을  수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섣부르게 움직이다가   손실을 본다. 특히 마지막까지 버티던 개인투자자들이 항복하는 순간부터 시장이 반등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추가 수익을 포기하더라도 가만히 있는  나을 수도 있다. 여기서 얼마나  하락할지, 언제 다시 상승할지 예측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지금 당장 나에게 주어진 정보를 활용하여 희미하지만 하루하루 최선의 선택을 내리는 것이 올바른 투자자의 자세이다.



아직도 시장에는 악재만 한가득이고 시장이 오르는 날에도 조만간 다시 내려갈 것 같다는 생각에 무기력해진다. 게다가 시장을 이미 떠났거나 애써 외면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장기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코로나19 폭락 당시 시장에서는 곡소리가 났고 모두가 두려움에 질려 도망갔다. 하지만 지금 와서 면 그때가 인생에서 몇 번 찾아오지 않는 절호의 기회였다. 모든 일이 지나고 보면 간단하다. 2023, 2024년으로 미리 가서 2022 두려움에 떨고 있는  자신을 바라보면 현재 나의 고민간단해지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글을 썼다.  글을 읽는 모든 투자자들이 이번 위기가 지나가고 무사히 살아남아 있기를 바란다.



<다음 편 예고>

유소유 #42 (10/21 발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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