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자본주늬 Oct 07. 2022

유소유 #40 당신은 중산층입니까?

중산층을 넘어 상류층이 되고 싶은 사람이 명심해야 할 3가지 시사점

얼마 전 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에서 발간된 '2022 중산층 보고서'가 많은 화제가 되었다. 우리나라 중산층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스스로를 하위층으로 인식하고 있는 응답자가 상당히 많았다. 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독 여유가 없고 불행해보이는 이유를 이 보고서에서 여실히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 보고서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견해를 귀담아 들으면서 대한민국 자본주의가 과도기를 거쳐 성숙기에 접어들고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2022 중산층 보고서'의 핵심 내용을 바탕으로 중산층을 넘어 상류층이 되고 싶은 사람이 명심해야 할 3가지 시사점에 대한 견해를 제시해보고자 한다. 



1. 기준을 낮추면 빨리 부자가 될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산층의 45.6%는 스스로를 하위층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즉, 중산층의 절반 가까이가 본인 스스로 평균 이하라고 인식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이 비율은 2020년 설문조사 당시 40.5%보다 높아졌다. 팬데믹 이후 2년 사이에 주식, 부동산, 암호화폐 등 자산가치의 변동이 크게 발생하면서 새로운 부자가 탄생하고 부의 양극화가 더 심해졌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사람들이 자신의 소득이나 자산을 드러내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인생 최고의 순간만을 자랑하는 인스타그램처럼 소득이 높거나 자산이 많을 때만 드러내기 때문에 좋은 것만 보게 되는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실제로는 중산층인데 스스로 하위층이라고 인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절대적인 소득이나 자산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상과 현실 간에 괴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보고서에서 정의한 중산층의 소득기준은 중위소득의 75%에서 200% 사이인데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정의는 상류층에 가깝다. 따라서 행복한 부자가 되기 위한 첫번째 단계는 부의 목표치를 스스로 정하는 것이다. 세계 1위 부자는 커녕 동네에서 1등 부자가 되는 것도 어려운 부의 레이스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언제 레이스를 멈출지 미리 결정해야 한다. 레이스에서 이기려면 빨리 달리는 방법도 있지만 결승선을 앞당기는 방법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2. 연봉의 양보다 질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


보고서에서 사람들은 4인 가구 기준 월 소득이 686만 원은 되어야 중산층이라고 응답했지만 실제 이 정도 소득을 버는 사람은 상위 24%에 해당한다. 또한 4인 가구 기준 월 소비가 427만 원, 순자산 규모가 9억4천만 원은 되어야 중산층이라고 응답했지만 실제로 이는 각각 상위 9.4%, 11%에 해당한다. 이 결과를 보며 사람들의 눈높이가 높다는 생각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고소득자가 굉장히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4명 중 1명이 8천만 원의 연봉을 받는 나라에서 연봉의 양을 늘리는 것은 점점 가치가 떨어진다. 앞으로는 연봉의 질이 중요해지고, 소득이 높은 사람보다 소비 여력이 크고 자산 규모가 큰 사람이 진정한 부자가 될 것이다.


기업도 성장기에는 매출액을 높이면서 덩치를 키우는 게 중요하지만 성숙기에 들어갈수록 매출액에서 얼마나 많이 남기는지, 즉 영업이익이 중요해진다. 만약 1억 원을 벌어서 9천만 원을 쓰면 영업이익률이 10%밖에 되지 않는 사람인 셈이다. 기업의 영업이익률을 70% 이상 계속 내기는 불가능하지만 개인의 저축률을 70%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은 어려워도 가능하다. 게다가 돈을 모으기만 하지 않고 돈을 일하게 하는 방법까지 터득한다면 실질적인 저축률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연봉의 질을 높이는 방법은 소득을 자산으로 치환하는 것이다. 만약 자산에서 발생하는 소득만으로도 소비하며 살아갈 수 있다면 모두가 인정하는 부자가 될 것이다.



3. 결혼은 인생을 역전시킬 마지막 기회이다.


보고서를 읽으면서 흥미로웠던 것은 부동산과 결혼에 관한 응답이었다. 우리나라는 유독 부동산에 대한 집착이 심해서 중산층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소득과 함께 부동산이라는 응답이 많이 나왔다. 특히 월세나 전세가 아닌 자가주택에 대한 열망과, 거주하기 위한 집이 아닌 투자자산으로서 가치가 있는 집에 대한 열망이 강하게 드러났다. 또한 미혼보다 기혼일 때, 가족 구성원 수가 늘어날수록 중산층으로 인식하는 응답이 많았는데 이는 가족을 통해 심리적인 안정을 느낄수록 스스로 부자라고 인식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돈이 많은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 돈을 누구와 함께 어떻게 쓰는지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뜻이다.


돈 많은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취집'이라며 안 좋게 보기도 하지만 투자 관점에서 볼 때 결혼은 가장 효율적으로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인생에서 몇 안 되는 기회이다. 특히 혼자보다 둘이 힘을 합쳤을 때 내 집 마련도 훨씬 수월해진다. 물론 기업의 M&A가 실패하는 것처럼 부부가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다면 결혼은 역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따라서 결혼할 상대방이 있다면 둘이 함께 했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만약 소비나 투자에 있어서 경제관이 완전히 다른 사람과 결혼한다면 행복한 중산층 가족을 이루기 어려워질 것이다. 사랑은 감정적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으로도 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중산층을 정의하는 기준은 소득이나 자산이 아닌 남을 도울 수 있는 여유나 악기를 연주할 수 있는 교양이라고 한다. 누군가는 이를 보고 멋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미국이나 유럽은 자본주의가 고착화되어 더 이상 소득이나 자산으로 계층 이동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반대로 대한민국 사회는 부작용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계층 이동이 가능한 과도기라고 볼 수 있다. 물론 대한민국 사회도 조만간 자본주의가 고착화되어 부의 대물림이 극심해지는 진정한 '헬조선'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하위층에서 중산층으로, 중산층에서 상류층으로 이동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대한민국은 '헤븐조선'이 아닐까.



<다음 편 예고>

유소유 #41 (10/14 발행 예정)

작가의 이전글 주가 없는 주식학 #20 자동차&부품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