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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본주늬 Nov 18. 2022

유소유 #46 형님들, 이제 안 싸울 거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인 투자자가 살아남는 3가지 방법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만났다. 올해 최대 이벤트였던 중국 당대회와 미국 중간선거가 끝난 이후라 다행히 큰 마찰 없이 바이든과 시진핑이 서로 악수를 나누며 사진을 찍었고, 시장에서는 앞으로 미중관계 긴장감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미중갈등이 근본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은 계속 중국을 누를 것이고, 중국은 미국의 패권국 지위를 호시탐탐 노릴 것이다. 공교롭게도 대한민국은 지리적으로,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어서 이도 저도 어려운 상황이다. 오늘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국인 투자자가 살아남기 위한 3가지 방법을 소개할 것이다.



1. 좋거나 싫거나 중국의 성장은 계속된다.


중국 당대회에서 확정된 시진핑의 3연임은 사실 서프라이즈 뉴스는 아니다. 2018 시진핑은 헌법 개정을 통해 국가주석 임기 제한 규정을 폐지하면서 3연임을 암시했.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당대회가 논란이 됐던 것은 그동안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지켜져 온 권력 견제 장치를 전부 무시했기 때문이다. 당대회 중 후진타오 전 주석이 끌려나가는 듯한 모습이 포착된 것, 정치국 상무위원회에서 리커창 사단이 제외되고 7인의 친시진핑계(시좌진)가 장악한 것,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고 후임자로 거론되어 왔던 후춘화를 탈락시킨 것은 시진핑 독재 체제가 열렸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장기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시진핑 3기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시진핑 3연임이 확정되고 며칠 동안 중국 증시는 요동쳤다. 중국 경제를 박살냈던 제로코로나 정책이 무기한 연장되고 시진핑의 공동부유 정책이 부자들을 때려잡을 것이라는 위기감이 조성되며 중국을 떠나려는 '차이나런'이 나타났고, 홍콩 증시는 하루에 7% 가까이 폭락했다. 그리고 증시에서 자금이 유출되는 것을 우려한 중국 정부가 시장 부양책을 발표하자 또 하루에 시장이 7% 가까이 폭등하기도 했다. 이쯤에서 투자자는 고민되기 시작한다. 과연 중국 정부를 믿을 수 있을까?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앞으로 꺾이지 않을까? 중국은 미국을 넘어설 수 있을까? 중국 대신 인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같은 신흥국에 주목해야 하지 않을까?



대부분 투자자들이 중국 자체를 싫어하고 중국 투자를 꺼리지만 중국 시장을 외면하기 어려운 이유들이 있다. 우선 중국 시장의 성장가능성이 여전히 높다. 중국 경제는 내수만으로 살아갈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크고 중국 중산층의 생활수준은 필수재를 넘어 사치재를 소비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그리고 중국 GDP가 미국 GDP를 넘어서는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중국 정부는 최대 리스크이기도 하지만 만약 중국 정부가 의지만 갖고 경제를 부양하면 증시는 상승 모멘텀을 받을 것이다. 심지어 중국이 패권을 잡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이야기로 들릴 수 있지만 역사적으로 영원한 패권국가는 존재하지 않았다.



2. 이러나 저러나 미국에게 올라갈 곳은 없다.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선전은 다소 놀라운 결과였다. 바이든 행정부가 1년 내내 물가와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오히려 역대급 금리인상에 물가상승과 경기침체를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감이 고조되면서 민심이 공화당 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집권 2년 만에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예상이 다수였다. 물론 하원은 공화당이 승리했지만 민주당도 상당수 의석을 차지했고, 상원에서는 초접전 끝에 민주당이 승리했다. 앞으로 법안이 통과되는 데 있어 공화당의 입김이 거세지겠지만, 바이든의 현재 정책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공화당이 권력을 나눠 갖고 2년 뒤 대선까지 앞둔 미국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바이든이 한숨을 돌린 사이 마침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크게 하회하며 뉴욕 증시는 하루에 5% 이상 폭등하는 기염을 토했다. Fed의 금리인상 사이클도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기대감에 더해 지정학적 갈등까지 해소될 기미가 보이면서 비관론자조차 긍정론을 말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여전히 유가, 달러 같은 지표는 증시에 비우호적인 수준이다. 이번에도 투자자는 고민하기 시작한다. 과연 미국 주식은 향후 10년도 우상향할 수 있을까? 미국의 달러 패권은 언제까지 유지될 수 있을까? 미국 기업들은 제로금리의 시대가 끝나도 혁신을 지속할 수 있을까? 미국이 영국을 넘어섰던 것처럼 다른 국가가 미국을 대체하지는 않을까?



이미 미국에 투자하고 있는 서학개미들이 많기 때문에 여기서는 미국 투자 시 유의해야 할 점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먼저 환리스크를 고려해야 한다. 때로는 환율이 상승해서 주가 하락을 보완해주지만, 환율과 주가가 동시에 하락하면 추가 손실을 입고 자금이 달러로 묶이는 유동성 경색에 처할 수 있다. 다음으로 밸류에이션을 고려해야 한다. 정말로 미국에는 혁신적인 기업들이 부러울 정도로 많지만, 그만큼 미국이라는 이유만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기업들도 상당하다. 마지막으로 정보비대칭성을 고려해야 한다. 요새는 미국의 공시자료를 번역해주는 서비스도 잘 되어있지만, 실적을 피부로 느끼고 기업에 확신을 갖기에는 여전히 어렵다.



3. 결국 우리는 한국 땅을 밟고 살아간다.


최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대한민국은 눈치를 보기 바쁘다. 미국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산업을 자국 내에서 육성하기 위한 법안을 마구잡이로 통과시켰다. 이에 맞서 중국도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제조업의 핵심기술을 자급자족하기 위해 '중국제조 2025'를 선언했다. 그런데 하필 이러한 산업이 대한민국의 주요 산업이고 주식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기 때문에 한국인 투자자들은 갈팡질팡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버린 한국에 있느니 아예 밖으로 눈을 돌리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이 살아가는 곳은 한국이다. 미중갈등으로 험난한 환경에서 한국인 투자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개인투자자의 최대 무기는 바로 시간이다. 아무리 시장이 투명해졌다고는 하지만 기관투자자가 정보력에서 앞서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기관투자자는 지금처럼 시장이 바닥 근처에 온 것처럼 보여도 단기적인 성과평가 때문에 손절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 반면에 개인투자자는 평가손실이 나더라도 장기적으로 기다릴 수 있고, 모든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이 낮아졌을 때를 추가매수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그동안 성장주가 날아갈 때 온갖 비난과 조롱을 받던 워런 버핏은 올해 옥시덴탈과 TSMC를 대량매수했다. '남들이 공포스러워할 때 탐욕스러워지겠다'는 본인의 말을 행동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그를 최고의 투자자라고 부를 수 있는 게 아닐까.



개인투자자의 또 다른 무기는 바로 상식이다. 스마트머니라고 불리는 글로벌 투자은행이나 헤지펀드 등 외국인투자자는 자금력에서 월등히 앞서 있다. 하지만 외국인투자자는 현실을 보지 않고 환율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잘못된 결정을 내리기도 한다. 반면에 개인투자자는 기업은 멀쩡한데 주가만 빠지면 지분을 늘리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 13년 동안 한 차례도 손실을 기록하지 않았던 월가의 전설 피터 린치는 미용실이나 마트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었다고 한다. '약간만 신경을 쓰면 동네에서 월스트리트보다 앞서 좋은 종목을 담을 수 있다'는 원칙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에 그는 개인투자자에게 사랑받는 기관투자자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거나 '한국인은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본다'는 말이 있다. 즉, 한국인은 그럴싸한 말로 강대국들 사이에서 중립적인 위치를 지켜오며 지금까지 생명줄을 지켜왔다. 이번에도 대만과 일본은 미국 편에 붙었지만 대한민국은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망설이고 있다. 주로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입장에서도 코스피가 벼랑 끝에 매달려 있다는 느낌이 든다. 또한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게 편리해지면서 언제든지 코스피를 떠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도망쳐서 도착한 곳에 천국은 없다는 말처럼 어떤 투자처나 리스크는 항상 존재한다. 각 시장의 리스크를 이해하고 대처하는 것이 올바른 투자자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다음 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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