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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본주늬 Nov 25. 2022

유소유 #47 현금을 들고 있는데 어찌하오리까

현금이 왕인 시대에서 투자자가 고려할 수 있는 3가지 선택지

작년까지는 '현금은 쓰레기'라며 '영끌' '빚투' 유행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현금은 '이라며 급격하게 태세가 전환됐다. 예전에는 아무 자산이나 사면 올랐는데, 최근에는 모든 자산이 사기만 하면 떨어지기 때문에 현금을 들고 갈팡질팡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현금이 왕이라고 해서 현금을 쥐고 있으라는 말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 현금은 또 다시 쓰레기가 될 것이기 때문에 지금은 새로운 왕이  자산으로 바꿔두어야 한. 그래서 오늘은 현금이 왕인 시대에서 투자자가 고려할  있는 3가지 선택지를 살펴볼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답은 주식이지만, 다른 자산들에 관한 이슈를 짚어보면서 제거하는 방식으로 설명해보겠다.



1. 채권: 달도 차면 기운다.


채권 시장의 가장  문제는 한국전력채권(한전채)이다. 한전채가 채권 시장에서 자금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자금이 필요한 다른 기업들로 현금이 흘러가지 않고 유동성 경색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한국전력은 신용등급이 'AAA'이기 때문에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는 이상 한전채는 원금과 이자가 보장된다. 그런데 한전채 금리가 5%를 넘어가는데도 워낙 물량이 많아서 다 채우지 못하니 사람들은 다른 회사채에 관심도 안 갖는 것이다. 채권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 정부가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결국에는 전기요금 인상만이 한국전력을 정상화하고 채권 시장을 안정시킬  있다



정기적으로 고정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채권 투자 붐이 일어나고 있다. 한때 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의 대이동이 일어났는데 지금은 다시 반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지켜보면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누떼가 떠오른다. 물론 채권 투자가 잘못됐다는 게 아니라 채권 투자 리스크를 고려하지 않고 무지성으로 남들을 따라하는 것이 안타깝다는 말이다. 달도 차면 언젠가는 기운다. 모두가 주식이 답이라고 하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가 주식을 떠나는 현상 직접 보지 않았는가? 채권 시장은 점점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다. 채권 수요가 늘어나면서 기대수익률은 낮아지고 있는데 지금부터는 다른 자산에 투자할 때가 아닐까?



채권 투자의 최대 리스크는 상방이 막혀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시장 좋아져도 고정된 금리 이상으로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채권 투자에서 가장 큰 트레이드오프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4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으면서 속된 말로 '채권 대학살'이 일어났다. 시장의 예상대로 기준금리 인상 폭이나 속도가 제한되고 만약 기준금리가 인하되기 시작하면 채권 가격도 반등하겠지만, 과거처럼 제로금리 수준으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채권은 주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말이지 절대로 안전자산은 아니다. 기업이나 정부가 망하면 채권은 그저 종이쪼가리에 불과하다 리스크는 분명하게 이해하고 투자하길 바란다.



2. 부동산: 양날의 검을 쥐었다.


레고랜드 사태가 빚은 후폭풍이 상당했다. 롯데건설 같은 대형 건설사부터 중소형 증권사까지 부도 루머 제기되었다. 사실 대기업 계열 건설사나 금융지주 계열 증권사는 부도가 날 위험이 적다. 과거에 부동산 PF에서 크게 데인 경험으로 매우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재 금리인상에 따른 불안감 때문에 부동산 매수심리가 완전히 죽어버렸다.  값은 오르는 줄만 알았던 사람들 눈에  값이 뚝뚝 떨어지고 있. 하지만  어느 정부도 대한민국 경제를 떠받치는 부동산이 폭락하기 바라지는 않고 그렇게 내버려두지도 않을 것이다. 실제로 정부에서도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먼저 규제지역 해제, 대출규제 완화 등 부동산 시장 정책 변화 뚜렷하고 재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 규제는 정권마다 사이클을 탄다. 윤석열 정부는 처음부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완전히 뒤집으려고 했지만  값이 더 오르면 민심을 놓칠까봐 섣불리 움직이지 못했을 뿐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모든 사람들이  값이 떨어질 것이라고 믿고 있다. 사람들의 심리가 불안한 지금이 정부로서는 원래 계획했던 규제완화에 착수하기에 최적의 타이밍이다. 그런 차원에서 규제완화 속도는 점점  가속될 것이다. 만약 다주택자의 부동산 취득세 또는 양도세 경감을 해주는 순간 오랫동안 먹이를 노리고 있던 야수의 심장이 어디선가 나타날 것이다.



다만 부동산 시장에는 여전히 고금리라는 리스크가 존재한. 앞으로 제로금리 시대가 다시 찾아오기는 어려워보인다. 예전처럼 저금리로 레버리지를 일으키기 힘들어진 것이다. 부동산 투자는 자기자본 외에 타인자본까지 끌어서 하는 투자이기 때문에 수익성보다 안정성과 유동성을 높이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충분하고 꾸준한 현금흐름이 발생해서 금리가 예상치보다  올라가도 원리금 상환을 감당할  있는 투자자라면 지금은 부동산 매수를 고민할 시점이다. 모두가 겁을 낼 때 용기 있는 자는 좋은 매물을 싸게 사는 기회를 얻을  있다. 다만 양날의 검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고  검이 자신을 찌를 수도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3. 암호화폐: 신뢰와 초심을 잃었다.


테라-루나 사태로 싸늘한 크립토윈터에 들어갔던 암호화폐 시장은 얼마 전까지 스멀스멀 반등하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FTX 사태가 터지면서 완전히 투자심리가 꺾여버렸다. 특히 FTX가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고, 이번 사건은 정치적으로도 엮여 있다는 루머 때문에 FTX 파산이 암호화폐 시장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지는 지금으로서는  수가 . 비트코인은 한때 디지털 금이라고 불렸다. 금과 비트코인은 모두 실효성이 없는 자산이지만, 시장 참여자들의 신뢰로 가격이 결정되고 가치가 보존되었. 그런데  자산의 가치가 특정한 시스템에 의해 지켜질  있다는 신뢰가 깨지는 일이 생기고 있는 것이다.



암호화폐의 작동 원리나 가치를 모르는 사람들도 언젠가는 실용가치를 찾을 것이라는 믿음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믿음이 점점 흔들리고 있. 암호화폐 시장의 1인자 바이낸스의 CEO조차 FTX 사태 이후 암호화폐 규제가 필요하다고 언급하고, 사태 수습을 위해 수십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암호화폐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가 탈중앙화였는데, 스스로 중앙통제시스템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하는 것이 다소 아이러니하다. 정부가 나서서 제도를 마련하는  단기적으로는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수는 지만, 탈중앙화를 포기하는 듯한 움직임에 많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가 초심을 잃었다고 우려하고 있.



킹달러가 언제까지 유지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만약 달러가 약해지면 분명히  자리를 대체할 누군가가 떠오를 텐데, 하나의 화폐가 주인공으로 등장하기보다 여러 화폐들이 춘추전국시대처럼 각축전을 벌이다가 하나로 통일될 가능성이 높다.  과정에서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 시장이 다시 한번 주목받을  . 하지만 테라-루나 사태부터 FTX 사태까지 터지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큰 타격을 입었다. 물론 지금처럼 시장 참여자들이 전부 떠나고 모두 비관론적인 입장을 취할 때가 반대로 엄청난 기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실용가치가 없는 자산이 신뢰와 초심을 잃었고,  이상 가격을 상승시킬 만한 모멘텀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채권, 부동산, 암호화폐 시장을 훑어보았지만 세상에 영원히 오르는 자산은 없다. 자산마다 가격 결정 요소가 있고, 그러한 요소도 일방향으로 움직이지 않기 때문에 모든 자산에는 사이클이 존재한다. 따라서 지금부터 투자자가 해야 하는 것은 각 자산이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있는지, 어떤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 가격이 상승할 수 있는지 이해한 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대로 자산 비중을 조절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배당으로 하방은 막혀있으면서 상방은 뚫려있고, 금리와 환율의 방향이 바뀌면 돌아설 수 있고, 현금흐름과 부채비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국내주식, 특히 삼성전자를 지금부터 유의깊게 살펴볼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다음 편 예고>

유소유 #48 (12/2 발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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