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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본주늬 Apr 15. 2022

유소유 #15 돈은 권력이다

인생을 바꿔준 3가지 돈 이야기

당신에게는 인생을 바꿔준 책이나 영화가 있는가? 나에게는 한 유튜브 영상과 채널이 있다. 3년 전, 주식 투자를 처음 접했을 때 매일 요동치는 주가에 흥분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막막하기도 했다. 그때 알고리즘이 나를 'Julius Chun'이라는 유튜브 채널로 인도했고 랜선으로 만난 두물머리 천영록 대표는 나의 첫번째 투자 스승이 되었다.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돈 이야기를 하는 천 대표에게서 진솔함을 느낄 수 있었다. 채널 이름과 컨셉이 바뀌어서 요새는 구독하지 않지만 그의 예전 영상은 여전히 찾아본다. 나의 인생을 바꿔준 천영록 대표의 3가지 돈 이야기를 읽고, 당신의 인생을 바꿔준 사건도 얘기해주기를 바란다.



1. 투자자의 마인드는 평범한 사람들과 다르더라.


3년 전 천대표의 목소리를 듣게 된 첫번째 영상은 기업 펀더멘털에 관한 내용이었다. 아마 PER, ROE 같은 개념에 혼란스러워서 여러 강의 영상을 찾고 있었던 것 같다. 천대표의 이야기가 밸류에이션 기법을 설명하는 영상과 차별화된 이유는 단순 개념 나열이 아닌 투자자가 생각하는 가격과 가치에 대한 설명이 선행되었기 때문이다. 그때의 나는 100만 원은 작은 돈, 1억 원은 큰 돈이라고 생각했다. 눈에 보이는 화폐의 가격만 생각했지, 돈을 주고 얻는 자산의 가치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다. 100만 원짜리 쓰레기보다, 1억 원짜리 값진 물건을 사는 게 더 유의미한 행동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설령 대출을 받아 이자를 지불하더라도 말이다.



PER, PBR, ROE, ROA 등 밸류에이션 용어의 공식은 인터넷 검색으로 바로 알 수 있다. 하지만 공식을 통해 도출한 수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는 게 훨씬 중요하다. PER이 7배면 낮은 것인가? 실제로 저평가 상태일 수도 있지만 저평가를 받을만한 이유가 있을 수도 있다. 반대로 테슬라는 한동안 수백배에서 수천배의 PER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누군가는 거품 혹은 광기로, 다른 누군가는 비전 혹은 희망으로 해석한다. 결과는 시간이 지나면 드러나겠지만, 가치평가 관점에서 내가 내린 결론은 밸류에이션 수치 자체는 아무 의미도 없다는 것이다. 투자자라면 숫자 속에 숨겨진 인사이트를 파악해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ROE 마찬가지다. ROE 40%라면 굉장히 높은 수치이지만 투자자는 덥석 물면 안 된다. 정말로  투자처가 매년 40% 투자수익률을 낼  는지(이런 경우라면 투자를 망설여서는  된다), 아니면 부채를 무리하게 일으킨 위험한 투자인지 혹은 일회성 수익이 발생한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는 뜻이다. 정리하자면 투자자는 항상 가격과 가치를 구분하고 비교하는 사람이다. ‘1 ? 비싸네!’ 아니라 ‘ROE 꾸준하게 15%? 훌륭한 투자처네!’ 되어야 한다. 물론 시드머니가 작으면 좋은 투자처에 들어갈 티켓조차 얻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부동산 이전에 주식 투자를 통해 가격과 가치의 개념을 확실하게 정립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한다.


2. 부자는 희망사항이 아니라 선택사항이더라.


세상은 불공평하고 스스로 부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상이 있다. 천대표가 30대에게 알려주는 10가지 돈 이야기라는 영상인데, 자녀 뿐만 아니라 부모, 형제, 연인, 친구끼리 나눠도 좋은 주제라고 생각한다. 가장 먼저 돈은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말은 쉽지만 몸소 깨닫기 어려운 개념인데, 돈 앞에서 감정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냉철해지기 위해 '돈과 나만의 게임'을 시작해야 한다는 말로 영상은 시작한다. 여기에서 '돈과 나', 오직 두 주체만이 참여하는 게임으로 설정하는 게 중요하다. 이 게임에 누군가 끼어드는 순간 돈을 많이 가진 자를 질투하게 되고 돈을 적게 가진 자를 무시하게 된다.



돈과 내가 벌이는 게임의 룰은 간단하다. 게임을 시작할 첫번째 단계를 정하고, 그 다음 단계부터는 2배씩 불리다가, 게임을 종료할 마지막 단계를 정하면 된다. 나는 1000만 원이 첫번째 단계였고 2000만 원, 4000만 원 한 단계씩 밟아나가고 있다. 마지막 단계는 102.4억 원인데, 이 정도 자산이 있으면 자본주의의 속박에서 자유로울 것 같다. 사실 액수보다는 목표 금액을 설정하는 행위가 중요한데, 목표가 생기면 알아서 방법을 찾게 되기 때문이다. 대다수의 직장인이 정말 열심히 일하면서 저축하면 1억의 벽은 넘길 수도 있지만 그 이상 단계에서는 게임의 공략법이 달라진다. 높은 단계를 지향할수록 저축과 함께 투자라는 기술이 필요해진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부자가 될지 말지는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기고 싶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자산을 늘리거나 욕심을 줄이는 방법이 있는데 '무소유' 같은 이야기는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나는 '유소유'를 주창하는 사람으로서 자산을 소유하고 자본주의를 정복한 부자가 되기로 결심했다. 분명히 부자가 되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이 고생할 것이지만 가시밭길을 지나면 꽃길이 펼쳐질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에 견뎌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확신이 없기 때문에 가시밭길을 걸어갈 선택을 하지 않고 꽃길을 걷는 희망만 품지만, 부자들은 모두 가시밭길을 걷기로 선택한 사람들이다.



3. 참는 고통보다 쌓이는 기쁨이 더 크더라.


사람들은 돈 얘기를 꺼려한다. 특히 가까운 사이일수록 돈 얘기를 꺼내기를 껄끄러워하고, 돈보다 소중한 가치가 많다거나 돈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게 아니라며 화제를 전환한다. 그러나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말했듯이 아무도 돈을 얘기하지 않지만 모두가 돈을 생각하고 있다. 과연 돈에서 해방되어 자유로운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모두가 공통적으로 겪는 문제이기 때문에 나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오히려 돈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천대표의 돈에 대한 불편한 진실을 다룬 영상을 보면서 내가 속으로만 품고 있던 생각을 다른 사람들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짜릿한 기분이 들었다.



인정하기 싫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은 권력의 수단으로 활용된다. 돈이 이동하는 방향이 권력 관계를 결정한다. 회사가 근로자에게 돈을 주기 때문에 근로자는 함부로 회사의 법을 어길 수 없다. 부모로부터 독립하지 못한 청소년은 부모에게 용돈을 받기 때문에 잔소리가 듣기 싫어도 따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자녀가 사회생활을 시작해서 은퇴하신 부모님에게 용돈을 드리는 순간 권력 관계는 뒤바뀐다. 즉, 경제권은 곧 생존권으로 연결된다. 돈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는 아니지만, 돈이 없으면 인생의 소중한 것들을 놓치게 된다. 따라서 돈을 지키는 능력이 필요하다.



천대표는 돈을 쓰는 기쁨과 돈을 모으는 기쁨을 비교한다. 일반적으로 갖고 싶었던 물건을 사면 기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물건을 사기 직전에 흥분이 최고조에 이르렀다가 물건을 사고 난 직후부터 흥분이 급감한다. 심지어 무리해서 지출한 경우라면 돈에 쫓기는 고통까지 겪는다. 반대로 사고 싶었던 물건을 사지 않고 돈을 모으면 처음에는 고통스럽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만족감이 쌓여간다. 100만 원이 모였을 때 바로 사지 않고 300만 원까지 모으면, '이제는 100만 원짜리 가방을 사도 200만 원이 남네? 300만 원 짜리 가방은 뭐가 있지? 돈을 더 모으면 어떤 가방을 살 수 있을까?' 같은 프로세스를 거치며 상상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지금까지 두물머리 천영록 대표의 영상을 토대로 돈 이야기를 실컷 했다. 여전히 돈 이야기가 낯설고 가족과 친구 사이에 돈을 아끼는 게 야속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자린고비가 되라고 하는 게 아니다. 그저 돈은 정당한 방법으로 다른 사람의 시간과 노력을 활용해서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게 해주는 권력이자,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세상의 진기한 경험을 시켜주는 가능성이라는 점을 말하고 싶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있는데,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돈이 많은 만큼 아는 것이 많아지고 안 보이던 세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천대표의 돈 이야기가 나의 인생을 바꿔준 것처럼 나의 돈 이야기도 누군가의 인생을 좋게 변화시키길 바란다.



<다음 편 예고>

유소유 #16 (4/22 발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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