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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본주늬 Jun 15. 2022

주가 없는 주식학 #12 통신&인터넷

통신: 잃어버린 성장성을 찾아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과거에는 인류 최대의 혁명으로 불의 발견, 바퀴의 발명이 거론됐지만 최근에는 아이폰이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꾼 혁명으로 거론된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지하철의 99% 사람들은 손에 스마트폰을 쥐고 있다. 모두가 같은 공간에 있으면서도 다른 세상에 있는 셈이다. 스마트폰과 물아일체가 된 사람을 지칭하기 위해 ‘포노 사피엔스’라는 용어까지 등장했다. 그런데 인류 최대의 혁명으로 추켜세워지는 스마트폰조차도 통신망이 터지지 않으면 한낱 벽돌에 불과하다. 가격 차이는 있겠지만 통신비를 지출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없을 것이다. 오늘은 의식주 만큼이나 인간 삶의 필수 요소가 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들을 공부해보자.



통신 산업은 세대를 거듭하며 속도가 빨라지고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1984년 모토로라가 휴대전화를 출시하며 1G를 열었지만 단말기와 음성통화 요금이 비싸 대중화되지는 못했고, 1996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된 2G에서는 문자메시지라는 비약적인 발전이 일어났다. 2002년 동영상 기반의 3G가 열렸고 잡스의 아이폰도 이때 등장했다. 2011년 스마트폰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4G에서는 LTE 기반 스트리밍 콘텐츠가 등장했다. 2019년 상용화된 5G는 초연결이 핵심으로 VR/AR, IoT, 자율주행과 함께 발전하고 있다. 2025년에서 2030년 사이로 예상되는 6G에서는 지상을 넘어 바다, 하늘, 심지어 우주로의 연결이 이루어질 것이다.


국내 통신 3사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모두 코스피 시장에 상장되어 있다. 통신 기업의 실적은 매출액 단에서 가입자 수와 ARPU(Average Revenue Per User, 가입자 당 평균 결제금액), 비용 단에서 설비투자와 마케팅비에 의해 결정된다. 가입자 수는 4G 이후 가족 결합과 IoT 연결로 인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ARPU는 5G 도입 이후 스트리밍 증가와 클라우드 전환으로 인해 상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매출액은 상승 추세를 그릴 것이다. 한편 5G 설비투자가 2019년 이후로 점진적으로 감소하고 마케팅비 집행도 과도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비용은 하락 추세를 그리며 결과적으로 영업이익은 증가하는 국면에 진입할 것이다.


통신주 리포트를 보면 외국인 한도 소진율이라는 개념이 나오는데, 외국인의 통신주 최대 지분율은 49%로 정해져 있다. 이처럼 통신 산업은 국가 안보와 연결되는 기간 산업이기 때문에 정부 규제에 민감하다. 특히 2014년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2015년 선택약정할인제도, 2017년 취약계층통신요금감면제 시행에 따라 통신사의 마진이 크게 훼손당했다. 그런데 2020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에서 요금인가제가 폐지되면서 통신사가 요금을 인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일명 '넷플릭스법'이 도입되면서 통신사가 망 이용료를 부과할 법적 근거가 마련되었다. 실적이 개선되고 규제가 완화되는 국면에서는 통신주가 아웃퍼폼하기도 한다.



통신 3사의 방향성은 비슷하지만 시대마다 승자는 존재했다. 스마트폰 보급이 완료되고 가입자 수가 안정되기 시작한 4G는 LG유플러스의 시대였다. 3G를 건너뛰고 2G에서 4G로 바로 넘어가면서 시장을 선점한 LG유플러스는 5G에서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신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2021년 취임한 황현식 대표이사는 황규별 전무를 CDO(최고데이터책임자)로 영입하며 AI와 빅데이터 역량 강화와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 가속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또한 애자일 프로세스를 전격 도입해 여러 개의 스쿼드와 스쿼드를 통솔하는 트라이브로 신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실리콘밸리를 본뜬 LG유플러스의 신사업 육성 전략은 어떤 결과를 낳을까.


5G 이전까지 KT는 모바일 통신 서비스의 성장을 TV 통신 서비스가 갉아먹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TV 실적 둔화가 멈추면서 본업이 살아나고, 케이뱅크나 밀리의서재 같은 자회사까지 호실적을 거두면서 KT는 5G의 승자가 되었다. 2019년 취임한 구현모 대표이사는 임기 내에 실적을 개선하고 배당을 확대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냈고, 올해는 앞으로 5년간 27조 원을 투자해 '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클라우드와 IDC(인터넷데이터센터) 사업을 분사하고 비씨카드 중심의 금융 사업부와 스튜디오지니 중심의 콘텐츠 사업으로 재편하겠다고 발표했다. KT의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은 성공할 수 있을까. 


2022년 5월 삼성전자는 6G 포럼을 개최했다. 6G는 사람과 사람의 연결을 넘어, 사물과 세계로 연결이 이루어지므로 기업 간 협력이 중요한데 삼성전자와 6G 시장을 리드할 것으로 기대되는 통신사가 바로 SK텔레콤이다. 'CES2022'에서 SK텔레콤 유영상 대표이사는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을 만나 ICT 동맹을 강화했다. 또한 2021년 비통신 계열사를 SK스퀘어로 인적분할하며 통신 기반 신사업에 올인할 준비도 마쳤다. 특히 AI 비서 'NUGU', 메타버스 플랫폼 'ifland'로 대변되는 'AIVERSE'는 상용화가 시작됐고 CEO까지 발벗고 나선 'UAM(도심항공모빌리티)'은 2025년 상용화를 예고했다. SK텔레콤의 1등 DNA가 이번에도 통할 수 있을까.



통신사는 돈만 잘 버는 캐시카우라는 인식 때문에 배당주로서 매력을 제외하면 투자 포인트를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통신 비즈니스가 사람 간의 통화를 넘어 사물, 우주, 심지어 다른 세계와 연결하는 인프라로 주목받으면서 성장주로서 매력까지 장착했다. 이처럼 영원히 성장할 것 같던 기업이 어느새 한계에 봉착해 배당주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든든하게 배당을 챙겨주던 기업이 뜻밖의 사업에서 대박이 터지면서 성장주가 되기도 한다. 실제로 초보투자자에게 가장 먼저 권하는 주식은 배당수익률이 5% 이상 되면서 성장가능성까지 내포한 기업이다. 대표적인 배당주인 통신사가 잃어버린 성장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고민해보길 바란다.



인터넷: 모든 국민이 하루에 한번은 쓴다.

#NAVER #카카오


나는 오늘 아침 일어나자마자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인했다. 아침식사 전에는 뉴스 기사를 읽고 네이버블로그에 포스팅을 올렸다. 출근길에는 카카오맵으로 회사에 도착하는 시간을 확인하고, 네이버검색창에서 저녁 약속을 위한 맛집을 찾아았다. 저녁에는 카카오헤어샵으로 예약한 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르고, 네이버쇼핑에서 진행하는 여름  특가 세일에 충동구매를 하고 말았다. 아마 나처럼 거의 모든 대한민국 사람들은 카카오와 네이버를 최소한 하루에  번은 접할 것이. 네이버와 카카오 같은 인터넷 기업이 제공하는 삶의 윤택함을 누리는 것도 좋지만, 이런 기업들의 주주가 되어보는 것은 어떤가? 이번에는 인터넷 기업을 탐구해보자.



1990년대 말부터 2000년대 초까지 닷컴기업 중심의 벤처 붐이 일어났다. IMF사태 이후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도 나서서 IT 산업을 지원했고, 많은 기업이 탄생했다. 그 중에서 검색 포털은 사용자가 마주하는 첫 관문이었기 때문에 네이버, 다음, 야후, 엠파스 등 수많은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에 참여했다. 그리고 20년이 지난 지금 대부분의 검색 포털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고 네이버가 시장을 독식한다. 네이버는 ‘지식in’, ‘블로그’, ‘카페’ 서비스를 차례대로 성공시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했고 자회사 '라인'을 통해 일본을 넘어 동남아시아 시장까지 넘보고 있다. 참고로 네이버는 'NAVER'라는 종목명으로 상장되어 있다.


2014년 인터넷 업계를 뒤흔든 사건이 일어났다. 무료 메신저를 제공하는 벤처기업 카카오가 한때 네이버와 맞수를 놓던 포털 공룡 다음을 집어삼킨 것이다. 카카오의 역사는 스마트폰의 발전과 궤를 같이한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새로 바꾸면 가장 먼저 설치하는 어플이 카카오톡일 것이다. 아무리 카카오가 싫어도 모두가 쓰기 때문에 써야 하는 네트워크 효과를 증명하는 대표적인 사례이기도 하며 적자를 감수하더라도 초기 유저를 모을 수만 있다면 훨씬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플랫폼 기업의 교과서 같은 사례이기도 하다. 무료 메신저 하나로 대한민국을 평정한 카카오는 이제 국내를 넘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한민국의 IT 양대산맥 네이버와 카카오는 각각 웹과 모바일, PC와 스마트폰이라는 다른 뿌리를 갖고 있다. 하지만 모든 기기가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IoT 세상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계가 맞닿기 시작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중 누가 이길지 묻는 질문에 아무도 쉽게 대답할 수 없다. 두 기업은 선의의 경쟁을 벌이며 동반성장할 가능성이 높으며, 오히려 서로 싸우기보다 외부의 적에 맞서 협력을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카카오와 네이버가 어느 산업에서 충돌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돈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있다. 두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것도 좋지만 돈이 몰리는 산업에 투자하는 마음 편한 전략을 구사할 수도 있다.



첫번째로 알아볼 산업은 핀테크다. 기업은 비영리단체가 아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어야 한다. 즉, 핀테크는 고객들이 돈 쓰기 편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기술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핀테크에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다. 네이버는 네이버파이낸셜이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금융업 인허가를 취득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한다. 독자적인 상품 개발은 어렵지만 금융업 진출로 인한 각종 규제를 피할 수 있다. 반면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금융업에 직접 진출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는 반대로 금융 규제에는 취약하지만 주도적으로 수익성 높은 상품을 개발하는 데 유리하다. 


두번째로 알아볼 산업은 커머스다. 핀테크로 돈 쓰기 쉬운 환경을 만들었다면 이제부터는 실제로 돈을 쓰는 단계다. 여기에서도 네이버와 카카오의 전략은 각자의 핵심 역량에 따라 차이점을 드러낸다. 네이버는 검색 포털로 성장한 기업답게 최저가와 최다리뷰를 필터링해줌으로써 소비를 촉진한다. 무엇을 살지 고민하는 시간조차 비용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경험자의 리뷰를 읽다보면 다른 제품까지 추가 구매하는 현상을 겪는다. 반면에 카카오는 메신저로 성장한 기업답게 선물하기와 톡딜이라는 관계지향적인 소비를 유도한다. 나에게 쓰는 돈은 아끼더라도 소중한 사람에게 주는 선물에는 아끼지 않는 인간의 심리를 교묘하게 활용하는 셈이다.


세번째로 알아볼 산업은 콘텐츠다. 콘텐츠 없는 플랫폼은 지속되기 어렵고 플랫폼 없는 콘텐츠는 관리되기 어렵기 때문에 둘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과 오징어게임이 전세계의 이목을 끌면서 대한민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K-Culture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K-아이돌 육성 시스템', 'K-드라마 제작 시스템'처럼 콘텐츠가 관리될 수 있는 플랫폼이 존재해야 한다. 실제로 네이버와 카카오는 콘텐츠를 담는 플랫폼으로서 웹툰, 드라마, 영화 시장에 뛰어들었다. 핀테크와 마찬가지로 네이버는 넷플릭스나 CJ ENM 같은 다른 기업들과 제휴를 위주로 한다면 카카오는 직접 법인을 설립하고 어플을 출시한다는 차이가 있다.



어느덧 네이버와 카카오를 신생 벤처기업이라고 부를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 두 기업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대기업으로 분류되고, 창업자가 CEO에서 물러나고 3세대를 맞이하고 있다. 특히 둘 다 2세대 경영진이 논란을 빚으며 물러난 가운데 네이버 최수연 대표와 카카오 남궁훈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지금까지는 앞만 보고 덩치를 키우는 데 모든 힘을 쏟았다면 지금부터는 뒤도 보고 근육을 체력을 기르는 데 일부 힘을 나눠야 할 시점이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가진 잠재력은 굳이 설명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알고 있다. 그들이 가진 힘을 세상의 발전에 쓸 것인지 파멸에 쓸 것인지는 기업을 이끌어가는 경영진의 손에 달려있다. 



<다음 편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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