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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네눈박이엄마 Feb 21. 2021

텍사스 한파의 교훈

자원부자조차도 전지구적 재난을 피해갈 수는 없다

“엄마. 나 아는 사람이 텍사스 사는데 거긴 전기 끊기고 단수되고 지붕이 무너지고 눈을 휴대용 가스렌지에 녹여서 물 마신대. 노인들 얼어죽는 사람도 많대.”



지민이 이야기다. 텍사스는 자원 풍부하고 최근 도시지역이 엄청 발달한 비교적 잘 사는 주 아니던가? 아무리 미국 80프로가 눈이 오고 있는 이상기후라 해도 전기가 다 끊기다니, 그것도 오로지 텍사스에?


뉴스를 보고 알아낸 사실. 텍사스는 주 자치 성향이 매우 강해서 주 자체에서 전력을 생산관리하는데 이게 이번에 문제가 된 것. 1935년 루즈벨트 정부 시절 ‘미 전기법’이 제정되어 연방정부 차원에서 전력 공급 관리를 하게 됐다. 이후 서부와 동부에 각각 큰 전력선을 설치했다.


그러나 텍사스는 연방정부 간섭을 극도로 싫어해 자체 전력생산시설을 갖춘 것. 딱 한 군데 기업(ERCOP)이 텍사스 전기 전체를 관리한다. 평소엔 남아돌 정도로 전력을 생산하는데 이례적으로 추운 (원래 텍사스는 1년 내내 영상 기온 유지하는 곳) 상황에 부하가 걸려버린 것. 주 법제도, 인프라 등이 자급자족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 위급상황에도 다른 주에서 전력을 꿔 올 방법이 제한적이다.



이 와중에 보수 공화당 정치인들은 “풍력발전 터번이 제대로 안돌아서 이모양 이꼴이 됐다. 바이든 정부의 그린뉴딜이 문제”라며 “이기회에 화석연료 발전으로 유턴하자”는 허위뉴스 퍼뜨리고... 텍사스 상당부분의 발전량이 어차피 화석연료에서 나오는 건데 말이다. (추가: @sang kim 님이 알려준 정보에 따르면 텍사스 전력 생산은 천연가스와 석탄이 65%. 풍력이 20% 이상이다. 풍력 비중이 높은데 바람 많고 더운 텍사스 기후 특징이라고)


An ERCOT report on generating capacity listed the top sources of power in the state:
Natural gas (51%)
Wind (24.8%)
Coal (13.4%)
Nuclear (4.9%)
Solar (3.8%)
Hydro, biomass-fired units (1.9%)

https://www.google.com/amp/s/amp.statesman.com/amp/6780546002

텍사스 역사를 찾아보니 멕시코 전쟁으로 독립이 되고,  연방에 편입된 후에도  땅덩어리와 풍부한 자원을 무기로 “우린 거의 독립국가 수준이라며 연방정부로부터 독자적으로  행정을 운영하다시피 했다고.  유명한 “Remember the Alamo”, 알라모 전투가 텍산의 독립적 기질을 상징한단다.

텍사스를 덮친 한파와 혼란을 보며 느낀다.  서부 텍사스 중질유가 세계 3 원유로 불릴 정도로 텍사스는 화석연료의 중심지였다. 텍사스의 보수 정치인들은  지역에 거대 석유회사들이 몰려 있는 만큼 화석연료를 탈피해 친환경 발전으로 가는 전세계적인 흐름에 상당히 반발해 왔다.

 한파는 아직 원인 분석 중이지만 지구온난화의 여파일 가능성이 높다. 지구온난화는 1 내내 온화하거나 더운 곳도 영하권으로 끌어내리는 전지구적 재해로 이어진다.  아무리 “전기 자급자족 외치는 자원부자 텍사스라고 해도. 코로나도 그렇고, 한파도 그렇고, 혼자  먹고    있는 시대는 이미 끝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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