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참새 May 11. 2024

부모님과 효도관광 - 둘째 날

미선 마이선

아침 일찍 일어나 조식을 먹었다. 그리고 수영을 했다. 10시까지는 자유다.

 10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미선을 갔다가 오행산을 간 다음에 신라 모노그램으로 체크인 하는 일정이었다. 캐리어를 보관해야 되기 때문에 일부러 다낭 도깨비에서 미선가는 택시를 예약해뒀다.


예약금으로 2만원, 택시비로 40$를 줬다. 미선으로 가는 길에 atm 에 들려 80만원 정도를 뽑았다. 다낭 여행하며 쭉 쓸 돈이다.


미선까지는 한시간 정도 걸렸다. 도착 했고 한국 사람은 거의 없었고 유적지에는 그늘이 별로 없어 꽤 더웠다.


한시간 정도 다녔을까, 아빠는 계속 혼자 사라져서는 어딘가에 앉아 있었다.나랑 엄마는 이곳 저것 구경하며 사진을 찍었다. 미선을 일정에 넣은 것은 엄마가 앙코르와트를 너무나 좋아 하기 때문에 미선을 보자마자 꼭 가고 싶다고 하셨기 때문이다. 아빠는 이곳을 가고 싶다고 한번도 이야기 한 적이 없었다.

역시 아빠는 미선에 아무런 흥미가 없어 보였다. 역사나 유적지나 스토리나 이런 것에는 아무런 관심이 평소에도 없으시긴 했다. 이런 역사나 유적에 대해 잘 알고 흥미를 느끼고 관심을 갖고 텍스트를 천천히 읽거나  책자를 들고 다니며 보는 할아버지나 아저씨들도 가끔 눈에 띄었는데 그게 그렇게 멋있어 보였다.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고 보면 나는 아빠를 보면서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한적이 없는거 같았다. 아빠는 내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의 표본과는 거리가 멀었다.


여튼 미선을 그렇게 구경하고 대기하고 있던 차로 돌아갔다. 나중에 돼서 아빠는 미선이 제일 힘들었다고 말했다. 아빠에겐 제일 재미없는 곳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행산을 가려고 했으나 두분의 체력이, 아니 아빠의 체력이 생각보다 더 약했기 때문에 오행산을 넘기고 바로 숙소로 이동했다. 2시 쯤에 신라모노그램에 도착했고 망고빙수나 먹으면서 체크인 시간인 3시를 기다리기로 했다.


리조트에서는 2시에 체크인을 해줬다.


우리는 짐을 풀고 내려와서 1인 1망고 빙수를 먹었다. 한국에서는 이게 10만원 한다고 한다. 여기서는 만오천원이었다. 하나 먹을때마다 9만원 버는거였다. 비행기 표값은 망고빙수로 뽑았다.


맛은 있었으나 상상 가능한 맛이었다. 이걸 10만원 주고 먹는 사람들은 역시 망고 빙수를 먹는다기 보다는 브랜드 가치를 먹는 것 같았다. 내가 이런걸 이 돈이나 주고 먹을 만큼 잘나간다. 이런 과시적 소비랄까.


아빠는 랍스타를 먹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한국인에게 유명한 목식당을 예약했다. 크레이 피쉬, 크랩, 새우 등등 해산물 볶음밥 등 잔뜩 시켰다. 나는 라루 맥주를 얼음컵에 넣어 마셨다. 아빠는 별 맛없네 라고 하셨다. 나는 참고로 갑각류를 별로 좋아 하지 않는다. 그맛이 다 그냥 그 맛 같다. 새우든 게든.



4시에 목식당에서 밥을 먹었고 다 먹으니 6시가 안됐다.

머할까 하다가 미케비치에 가서 걸었다. 엄마는 미케비치를 엄청 좋아하셨다. 해변길을 따라 한참 걷다가 그랩을 잡아 숙소로 갔다.


숙소에 돌아 와서는 수영을 했다. 수영장은 10시까지 이용이 가능 했다. 밤에 수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중에 하나다. 엄마도 수영복을 입고 수영장에 들어 오셨다. 수영은 할줄 몰라 몸만 담그셨다.


10시 쯤에 잠자리에 들었다. 엄마는 아빠보다 빨리 잠에 들어야 된다면서 일찍 주무셨다. 아빠는 숙소에 들어 오자마자 유튜브를 키셨고 잠에 들때까지, 아니 잠이 들어서도 유튜브를 크게 들어 놓으셨다. 인터넷에 누가 사연 올린걸 읽어 주는 그런 유튜브였는데 내용이 고부 갈등이나 며느리 사위 등등 집안 관련된 내용들이었다.


엄마는 이날 귀마개를 끼지 않았고 나는 귀마개를 끼고 잤다.

작가의 이전글 부모님과 여행 - 첫째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