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야구 광팬이자 스포츠 광팬

두산베어스 팬

by Jeeae



〈두산을 좋아한다는 건〉


두산베어스를 좋아한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가끔 묻는다.

“왜 하필 두산이야?”


사실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잘해서도 아니고, 항상 이겨서도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에 가깝다.


두산은 늘 완벽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흔들리고,

될 것 같던 시즌이 어이없이 무너지고,

그래서 더 마음이 쓰이는 팀이다.


이상하게도 나는

늘 그런 팀을 좋아해왔다.

끝까지 가봐야 결과를 알 수 있고,

마지막 아웃카운트 전까지

절대 마음을 놓을 수 없는 팀.


두산 경기를 보고 있으면

인생을 보는 기분이 든다.

잘 풀리는 날보다

잘 버텨야 하는 날이 훨씬 많다는 걸

이 팀은 너무 솔직하게 보여준다.


연패를 할 때도,

믿었던 선수가 무너질 때도,

그래도 다음 경기를 또 틀어놓게 되는 이유는

“혹시 오늘은 다를지도 몰라”라는

그 한 줄기 기대 때문이다.


그 기대는 늘 배신당하지만

이상하게도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두산을 응원하면서

나는 ‘믿음’이란 게

결과를 보고 생기는 게 아니라

결과가 나오기 전에도

계속 선택하는 감정이라는 걸 알게 됐다.


잘할 때만 좋아하는 건

팬이 아니라 관객이니까.


두산은

나에게 야구팀이 아니라

함부로 포기하지 않는 연습장이었다.


지는 날에도

“그래도 오늘 최선을 다했을까”를 생각하게 만들고,

이긴 날에도

“다음은 또 어떻게 될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팀.


그래서 나는 오늘도

승패와 상관없이

두산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을 응원한다.


잘해서가 아니라

끝까지 가보는 팀이기 때문에.


두산베어스를 좋아한다는 건

어쩌면

쉽게 실망하면서도

쉽게 돌아서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는

나만의 다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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