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e you what you appear to be?

미셸오바마 Becoming '필사'의 기록 8, 겉모습이 너란 사람이니?

by 영지
Are you what you appear to be?
겉으로 드러난 모습이 바로 당신이란 사람인가요?


나란 사람은 무엇으로 표현될 수 있을까?

외모, 말투, 직업, 돈, 피부색, 옷차림, 좋아하는 것 등등. 다양한 방식으로 우리는 스스로를 그리고 타인을 정의하고 때로는 단정해 버리기도 한다. 미셸오바마, 그녀가 어린 시절 친척 아이에게 받았던 질문 하나. 그것이 그녀가 평생을 떠안고 가야 했던 고민의 시작이었다. 미셸이 진정한 자기를 찾는 긴 여정의 출발점을 오늘 '필사'의 기록 8 은 담고 있다.



How come you talk like a white girl? 넌 왜 백인 여자애처럼 말해?
This question was pointed, meant as an insult or at least a challenge, but it also came from an earnest place.
그 질문에는 뼈가 있었다. 그것은 나를 비난하는 말이거나 적어도 내게 도전하는 말이었다. 하지만 진심에서 나온 말이기도 했다.


백인처럼 말하기

내게는 무척 생소한 질문이고 시각이다. 말투에도 인종이 있다는 말인가? 교육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미국의 흑인 사회. 그 속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스펀지처럼 그들이 속한 그룹의 문화, 관습 심지어 말투까지도 고스란히 흡수하고 있었다. 그렇게 미국이란 곳은 백인과 흑인이라는 선천적인 피부색의 차이가 언어습관의 차이까지도 만들어 내고 있었다. 과연 이 '차이들'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그 중심에 미셸 오바마, 어린 흑인 소녀가 있었다.


'차이'가 만들어 내는 '또 다른 차이'

하지만 미셸과 크레이그 남매는 다른 흑인 아이들과는 조금 달랐다. 이유는 미셸의 부모님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흑인들이 많이 쓰는) 불필요한 줄임말과 '은어' 사용을 용납하지 않았다. 비좁은 아파트에는 거대한 백과사전이 아이들이 오고 가는 위치에 놓여 있었다. 두 아이가 궁금할 때 언제든 사전을 찾아 정확한 의미와 발음으로 단어를 익히도록 배려한 것이다.


We seemed to be related but of two different worlds.
우리는 친척이지만 서로 다른 세상을 사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막 태어난 가정의 모습은 아마 비슷할 것이다. 그러다가 시간이 흐르고 조금씩 차이가 생긴다. 백과사전이 있는 집과 없는 집 처럼. 물건 하나가 있고 없고는 아이들의 언어습관, 즉 '또 다른 차이' 만들어 낸다.

We were expected not just to be smart but to own our smartness and this filtered down to how we spoke.
(부모님은) 우리가 똑똑할 뿐 아니라 자신의 똑똑함을 소유하길 바랐고 그런 기대는 자연히 우리가 말하는 방식에 스며들었다.


'다른 세상이 있다'는 인정의 의미

결국 미셸은 같은 피부색에 가까운 친척이라도, 서로 다른 부모와 생활습관 그리고 가치관을 가졌다면 완전히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 것과 같다고 느낀다. 나는 여기서 또 다른 차이를 본다. 소녀 미셸이 불편한 질문을 받아들이는 차이. 자신이 평범한 흑인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깨달았을 때, 그걸 그냥 '다른 세상'으로 인정한 것. 그리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본격적인 고민을 시작한다. 바깥 세상이나 남들에 대한 불평도 원망도 아니었다. 자신이 느낀 정체불명의 불편함에 대한 궁금증을 내면으로 돌릴 수 있었던 그 특별한 '차이'를 미셸 오바마는 갖고 있었던 것 같다.

Yet it also could be problematic. Speaking a certain way - the "white" way as some would have it - was perceived as a betrayal, as being uppity, as somehow denying our culture. 하지만 여기에는 문제가 따랐다. 특정한 방식으로 말하는 것은 - 어떤 이들이 "백인처럼 말한다"라고 표현할 방식으로 말하는 것은 - 자칫, 배신, 거만함, 심지어 흑인 문화를 부정하는 태도 간주될 수 있었다.


'흑인이 백인처럼 말한다'

그 의미는 결코 단순하지 않은 문제였다. 자칫하면 흑인과 백인, 양쪽 어느 집단에도 환영받지 못하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는 것이다. 미셸 오바마가 성장했던 미국이란 사회는 이렇듯 어린 꼬마 아이의 언어습관이 가지는 의미만큼 복잡하고도 혼란스러움 그 자체였다.

I look back on that discomfort of that moment now and recognize the more universal challenge of squaring who you are with where you come from and where you want to go.
그때 느꼈던 불편함을 돌아보면, 그 순간 내 인생의 숙제를 직감했던 것 같다. 나는 앞으로 내 출신과 내가 바라는 미래를 내 정체성과 조화시켜나가야 할 터였다.


계속되는 불편함.

그 감정의 원인과 의미가 궁금했던 소녀 미셸오바마. 부모님이 미셸을 위해 사다 두었던 두꺼운 종이 백과사전에서는 결코 찾을 수 없었던 그 '불편함'에 대한 정의. 그녀는 그걸 일찍부터 고민했던 것 같다. 흑인인 그녀가 만들어 내는 백인말투 처럼, 이쪽도 아니고 저쪽도 아닌 애매모호함 가득한 세상의 중심에서 그녀가 느꼈을 그 막막함이 유난히 가깝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I realize that it was a long way, still from finding my voice.
내가 나 자신의 목소리로 말할 수 있게 되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었다.


피부색, 말투, 학력, 직업.... 이런 겉모습들이 진정 나를 말하는 걸까. 나는 스스로에게 그리고 사람들에게 이런 나를 믿으라고 해도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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