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제프 Jul 23. 2024

일기

나는 쥐꼬리 만한 월급이라도 받으려고 매일 아침 출근한다. 내게 출근이라는 행위는 그 이상 혹은 그 이하의 의미도 없다. 이런 직무를 대하는 나의 태도를 본 혹자는 내게 꿈이 없고 열정이 없다는 감상을 남겼다. 분명 나에게도 열정과 꿈이 있었던 시절과 분야가 있었다. 그 시기에 바로 저 위의 ‘혹자’라는 이들은 세상 일이 열정과 꿈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고, 그러니 현실적으로 생각하라고 내게 충고를 건네던 사람들이었다. 당시 나는 그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귀담아 듣고 온 마음을 다해 현실적인 회사원으로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이게 무슨 소리람? 배신감으로 인해 속에서 욕지꺼리가 들끓지만 나는 가만히 참기로 한다. 그저 최대한 니힐리스틱하게 또, 나이브하게 내 인생을 사는 것이 그들의 배신에 대응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오늘 하루도 내 월급만큼의 적당한 일을 할 거고 아무 생각과 열정 없이 오늘도 하루를 보낼 예정이다. 따박 따박 월급 잘 받으면서 살아야지 ^^

작가의 이전글 외롭고 쓸쓸한 연말을 위한 노래 추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