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어설픈 나의 생각들 010
그림속 정원 길을 채운 주황색과 노란색의 붓 터치들은 마치 태양 에너지의 파동이 응축된 것처럼 보인다. 그 파동은 저 멀리 보이는 초록색 나무와 풀잎들의 파동과 만나 서로 증폭되기도 하고, 때로는 상쇄되기도 하면서 그림 전체에 역동적인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나는 눈을 감고 이 그림을 상상할 때, 모든 붓 터치들이 내는 미세한 진동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만 같다.
반 고흐. '에텐 정원의 추억' 1888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인물들이다. 그림 속 세 인물은 각자의 생각에 잠긴 채 정원에 존재한다. 왼쪽의 젊은 여인은 붉은 우산과 함께 생기 넘치는 파동을 내뿜는 듯하고, 중앙의 나이 든 여인은 푸른색의 무거운 파동을, 오른쪽의 허리를 숙인 여인은 땅의 파동과 공명하며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듯하다. 이들은 서로 다른 위치에서 다른 행동을 하지만, 정원이라는 하나의 공간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명한다. 한 인물의 감정 파동이 다른 인물의 파동에 미묘하게 공명하며 그림 전체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것이다.
특히, 정원 속 꽃들의 파동은 가장 활발하다. 흰색, 노란색, 빨간색의 꽃들은 각자의 색채가 지닌 고유한 파동을 내뿜으며, 주변의 초록색 잎사귀들의 파동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한다. 태양의 빛 파동이 꽃의 색 파동에 공명하고, 그 파동은 다시 사람들의 감정 파동에 공명하면서, 이 모든 에너지가 그림이라는 캔버스 안에서 하나로 융합되고 있는 듯하다.
이 그림은 내게 세상의 모든 존재가, 또한 사물이, 빛과 색채, 그리고 사람들의 감정까지도 고유한 파동을 지니고 서로 공명하며 거대한 우주의 흐름을 만들어낸다. 고흐는 이 그림을 통해,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끊임없이 진동하고 공명하는 우주의 심오한 진리를 표현하고자 했던 것이 아닐까.
내게는 이 그림이, 눈에 보이지 않는 진동과 파동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깨어 주는 경이로운 작품으로 다가왔다.
‘나도 세상과 울림을 나누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사람들의 마음에 잔잔한 떨림을 전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