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상상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숲길을 더 깊숙이 걸어 들어갔다. 바스락, 바스락, 나뭇잎 밟히는 소리가 온몸의 감각을 깨웠다. 나뭇가지 사이로 쏟아지는 햇살이 쨍! 하고 피부에 박혔다. 한 알 한 알 살아있는 듯한 빛의 파편들은 마치 우주의 속삭임처럼 흩날리고 있었다. 그 빛을 온몸으로 들이마시며, 양자역학과 기독교 세계관의 오묘한 연결고리를 온몸으로 느끼기 시작했다.
양자역학의 세계는 그야말로 꿈틀꿈틀 요동치는 역설의 덩어리다.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입자들은 찰랑찰랑 파도처럼 흔들리다가도, 툭! 하고 하나의 점으로 존재한다. 관찰이라는 행위가 있기 전까지는 그저 몽글몽글 한 존재의 가능성으로만 떠돌다가, 나의 시선이 닿는 순간 비로소 또렷하게 확정된다.
이런 오묘함은 마치 하나님이 우리에게 두근두근 설레는 자유의지를 주셨음에도, 모든 것이 그분의 섭리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물 흐르듯 예정되어 있다는 기독교의 역설과 맞물려 돌아가는 듯하다.
예를 들어, 양자역학의 불확정성 원리는 입자의 위치와 운동량을 동시에 정확히 알 수 없는 답답함을 보여준다. 이 원리는 하나님이 모든 것을 훤히 아시면서도 우리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신, 그 팽팽한 긴장감과 꼭 닮았다. 우리의 삶은 마치 예측할 수 없는 확률의 덧셈처럼, 나의 선택과 신의 섭리라는 두 힘 사이에서 흔들흔들 흔들리고 있는 것만 같다.
김남효, ‘양자파동의 숲속 상상’ 2025
흥미롭게도 양자역학에서는 관찰자가 실험 결과에 휙 하고 영향을 미친다. 이 현상은 믿음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내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그분을 온 마음으로 바라보는 행위이자 굳게 붙잡는 손짓이다. 이 행위가 우리의 현실을 덩실 바꾸어 놓는 힘이 된다. 기도가 하나님과의 묵직한 연결을 만들어내는 것처럼 말이다.
양자중첩이라는 개념은 입자가 여러 상태에 한꺼번에 존재할 수 있다는 이론이다. 이는 완전한 하나님이시면서 동시에 완전한 인간이셨던 예수님의 본성을 고스란히 닮았다. 그분의 존재는 이성과 논리를 뛰어넘는 미끌미끌 한 중첩의 신비 그 자체였다.
더 나아가 양자얽힘은 멀리 떨어진 두 입자가 서로에게 찌릿 하고 즉각적으로 영향을 주는 현상이다. 이는 기도와도 끈끈하게 연결된다.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때, 시공간을 초월해 그분과 찰싹 붙어 연결된다고 믿는다. 마치 얽힌 입자들처럼, 나의 영혼이 그 분과 즉각적으로 얽혀 있는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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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효 박사(Dr. Namhyo Kim)는 대한민국 출신의 화가이자 건축학자, 그리고 양자파동아트(Quantum Wave Art)의 창시자로,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디자인 석사, 홍대 동양화 석사, 연세대학교에서 MBTI & 건축 박사학위를 받고 한국을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문인화부문 최우수상 수상했다. 대표작은 Quantum Wave Art Series 와 Eye Contact, 등 이며 Qwaf 포럼을 개최한 양자파동 예술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