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희 양금선, 수리대독 공저
숨이 턱 막히고 가슴이 터질 듯했다. 고향별에 막 도착한 신인소년 시우는 눈앞의 인자한 스승 같은 할머니를 보자마자 다급히 달려갔다. 소년의 온몸은 아직도 저 멀리 우주에서 목격한 장엄함과 압도적인 위압감에 경직되어 있었다. 그는 분명 지구를 대표하는 ‘신인(新人)’으로 선발되었건만, 지금은 제대로 숨조차 쉴 수 없는, 떨리는 소년일 뿐이었다.
"우주의 시작 이래, 5주기의 긴 시간이 지났고... 지구가 위기의 대변혁, 6주기에 직면해 있다는 공포!"
그 공포감만이 소년의 뇌리에 깊게 새겨져 있었다. 우주의 다른 거대한 문제들은 아무런 메시지도 남기지 못했다. 오직 지구가 대멸종의 한계점에 도달했다는 서늘한 진실만이 그를 집어삼켰다. 12지신을 포함한 우주 대역사의 신들이 지구 문제를 두고 논쟁 아닌 논쟁을 펼치는 그 순간, 시우는 더 이상 그 회의장에 머물 수가 없었다.
태희 양금선, 2017
제3 우주공간에 도착했을 때, 길라잡이가 되어준 우주 소년 돌이에게 신인 소년 시우는 다급한 신호를 보냈다. 돌이는 12지신 상징기가 문신된 우주 소년이었다.
"돌아! 난 급히 지구로 돌아가야겠어!"
돌이는 이 내용을 파장을 통해 회의를 주재하는 신에게 즉시 전달했다. 잠시 후, ‘12지신의 상두격(上頭格)’인 대우주인께서 신인간소년에게 다가왔다.
"지구로 돌아가면 이 격서를 할머니께 전하라."
그분은 소년에게 여덟 겹의 중문(重門)이 내재된 옥패를 건네주셨다. 마치 "너의 역할 여부가 지구인의 행복과 불행의 기로가 달려 있다"는 듯한 강렬한 눈빛으로 소년과 작별의 교신을 나누셨다.
신인소년 시우는 눈물과 땀으로 범벅된 채로 할머니를 마주했다. 그는 자신이 직접 체험한 상상을 초월하는 우주 광장, 대회의장 등을 설명하고, 계획보다 일찍 지구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던 절박한 배경을 털어놓기 급급했다.
"할머니, 우리 지구가 앞으로 얼마 못 버틴대요! 우주 제6주기 대변혁기가 코앞에 와 있대요, 할머니!"
이 대목에서 시우는 숨이 차올라 제대로 말을 잇지 못하고 할머니의 손을 꽉 잡으며 물었다.
"이 대변혁기에... 할머니, 우리 지구의 모든 생명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할머니는 소년의 다급하고 불안정한 행동을 묵묵히 지켜보셨다. 먼 위성 우주여행을 다녀온 '승격된 인격자'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얘야, 좀 앉거라."
할머니께서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씀하셨다. "우선 앉아서 차분히 네가 본 그곳 우주와 우주 대회의장의 전모를 하나씩 들려줘야지. 불안정한 행동은 금물이다."
할머니는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시며 시우를 진정시키셨다.
수리대독, 우주, 2025
"그래. 네가 처음 본 우주는... 이 할미 정원에서 네가 떠날 때의 의기 있고 용맹스러웠던 네가 아니더냐?"
시우는 왈칵 눈물이 쏟아질 뻔한 것을 겨우 참아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할머니, 저가 그랬었지요. 많은 신청자 중에 할머니께서 마지막으로 저를 낙점하셨을 때, 지금도 가슴이 떨려요."
"그래, 그랬었지. 한데 가는 도중 황도에서 이탈되지는 않았고?"
"네, 할머니. 은하수의 길잡이로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져서 한 줌도 안 되게 공중에서 분해될 뻔도 했었어요. 다행히도 여러 신계와 은하수의 도움으로 제3회의장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어요, 할머니."
"다른 어려움은 없었고?"
소년은 고개를 흔들었다.
"아휴, 할머니! 그 이야기는 다음에 천천히 세밀하게 들려 드릴 텐데요! 할머니, 제가 우주여행이며 온갖 의제와 포부를 품고 선발되어 우주로의 여행을 간 것 아닌가요?"
소년은 고개를 떨구었다.
"하지만... 할머니, 죄송해요. 할머니께서 주신 미션을 단 하나도 이행치 못하고 급히 돌아오게 되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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