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화 12지신과 신인간 프로젝트

태희 양금선, 수리대독 공저

by Quantum 김남효

재목: 별들의 쉼터, 비밀의 장소


일명 '공로방(空勞房 또는 자미성)' 안의 불빛은 언제나 희미했다. 한쪽에 앉아 무언가에 열중하는 친구들의 눈치를 살피는 듯, 조용하고도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에휴, 이젠 몸이 쑤실 지경이네."

신인소년 시우의 친구 주니가 길게 하품하며 옆자리 시우에게 속삭였다. 둘은 우주 회의에 다녀온 시우와 크래스메이트였고, 지금은 할머니 덕분에 두 번째로 무료 방학을 이곳에서 보내는 중이었다. 공로방은 이름처럼 '비어 있는 쉼터'를 뜻했지만, 그 속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대부분이 방학을 맞거나 직장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쉬러 온 젊은 단골들이었다. 하윤이나 시우에게 형편을 이야기하면 숙식이 모두 무료로 제공되는 이곳은, 몇 가지 가벼운 규칙만 지키면 완벽히 쾌적한 공간이었다.


평범함 속의 비범함

할머니 방은 겉보기엔 평범한 거실이었지만, 그 너머의 특별한 공간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했다.

천장이 아주 높아 마치 투명하게 뻥 뚫려 하늘을 향해 열려있는 듯한 넓은 공간. 거실 벽면에는 고대 석궁전, 석등, 화석상들이 고정된 장치 뒤에 숨어 있었다. 구름 같은 천으로 된 대형 커튼 뒤로는 '필름의 바다'가 아른거렸고, 모형 우주인 상은 때로는 우주인으로 화현이 가능한 듯 섬뜩하게 서 있었다. 그리고 한 번도 열리지 않았다는 정원으로 향한 폐쇄된 문... 그 안은 오색의 빛이 가득하고, 교신하며 춤추는 나무와 거석들이 가득한 빛들의 공간이었다.

공로방의 중앙에는 '정중동(靜中動)' 현판이, 반좌세로 의자를 펴면 '천상천하 유아독존' 현판이 보였다. 천장에는 '홍익인간' 등의 글씨가 확대되어 보였고, 잔잔하면서도 파장이 느껴지는 묘한 음악이 늘 흘렀다.

이곳에는 안내자 역할을 하는 하윤이와 주니가 종종 살며시 들어와 차와 특별한 간식을 준비하며 지루해하는 이들과 작은 교신을 나누곤 했다. 둘은 아직 18세 미만의 어린아이들이었지만, 묘한 분위기를 풍겼다.


수리대독, 파동, 2025


5단계로 나누어진 쉼터

공로방(자미성)은 다섯개의 방으로 분리되어 있었다. 건, 곤, 감 방은 상시 열려있는 공간으로, 이용 기간은 각 1주일이었다.

공로방 건: 묵혀두었던 모든 타이트함으로부터 해방되는 공간. 자유로이 책 읽기, 음악 듣기, 게임 등으로 시간을 보냈다.

공로방 곤: 7일간의 자유 후, 현재 학업이나 학위 취득 후의 방향 등 '목표'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

공로방 감: 나와 가족, 사회적 관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깊이 있게 질문해 나가는 곳.

공로방 리와 진은 다년간 이곳을 이용한 사람들 중 소수만이 이용하는 심화반이었다. 할머니께서 가끔 주제하시는 인생 토론장 같은 곳이었다.

공로방 리: 자아실현의 과정, 우주세계, 인류 문명, 세계관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성찰과 자아 관계 설정이 이루어졌다.

공로방 진: 할머니와 신인들, 그리고 12지신 석상의 화현이 가능하다는 전설의 수련 공간. 이곳에서 지구의 대변인이자 우주 대회 참관자로 자원 선발되는 수련의 날들이 진행되었다.



신인소년 시우, 옥패의 진실을 묻다

며칠째, 우주에서 돌아온 시우는 할머니 앞에서 좌불안석이었다. 그는 할머니께 조속한 시간 안에 다시 우주로 돌아가야 한다며 재촉했다.

"할머니, 그 여덟 겹의 옥패를 열어 보셨나요?" 시우가 숨을 고르며 물었다.

할머니는 잔잔하게 미소 지으셨지만, 돌이의 얼굴은 급하게 창백해졌다.

"그 옥패첩 안에 내용이..."

시우는 말끝을 흐렸다. 인자하신 할머니셨지만, 우주 12상두께서 그 옥패를 건네주실 때의 상상할 수 없이 강렬했던 눈빛이 다시금 느껴져 보채던 행동을 멈추었다. 그 눈빛은 단순한 메시지가 아니었다.

"할머니... 지구의 위기를 알고는 계신 건지요?" 시우가 조용히 물었다. "또... 그 위기에 대한 대안이 있는 건지요?"

할머니의 방에 흐르는 희미한 불빛 아래, 시우의 다급함과 할머니의 평온함이 극명하게 대비되었다. 그들의 대화 너머, 공로방의 깊은 공간 속에서 12지신의 석상들은 미세한 진동을 일으키는 듯했다.


시우는 과연 할머니에게서 지구의 대안을 들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옥패 속에 담긴 여덟 겹의 비밀은 무엇일까요?